
카카오뱅크, 비이자이익 30%까지 확대
작년 4대금융 비이자이익 희비…“대출 의존도 줄이고 근본적 변화”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비이자이익 비중을 30%까지 끌어 올렸다. 4대 금융지주의 경영 전략을 뛰어넘는 행보다. 영업이익의 한 축인 비이자이익 증가에서 4대 금융을 사실상 압도한 것인데,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이자이익을 통한 이익 확대가 어려워지는 만큼 은행권의 근본적인 전략 수정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선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비대면 편의성과 낮은 금리를 바탕으로 전국구 영업을 활성화하면서 향후 4대 금융의 실적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수수료·플랫폼 수익 총합은 3,017억원에 달했다. 전체 영업수익에서 대출 이자 외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까지 커졌다.
카카오뱅크 비이자수익은 수수료이익, 플랫폼수익, 투자금융자산수익 운용, 기타영업수익으로 나뉜다. 고객 활동성과 수신 확대를 통해 비이자수익 전 부문에서 균형 잡힌 성장을 기록했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고객 기반은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말 고객 수는 2,490만명으로, 전년(2,280만명)보다 9.2%(210만명)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월간활성사용자(MAU)와 주간활성사용자(WAU)는 1,890만명, 1,360만명으로, 전년 동기(1,760만명‧1,270만명) 대비 7.4%, 7.1% 각각 늘었다.
연령대별 이용 비율을 보면 전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20대(78%→81%), 30대(81%→84%), 60대(12%→15%) 모두 전년보다 3%p(포인트) 올랐다. 특히 40대 이용율(67%→74%)이 7%p, 50대(44%→52%)로 8%p 각각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에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비이자수익 8,891억원을 거뒀다. 1년 전(7,079억원)보다 25.6% 증가한 수치다. 반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 증가세는 전체적으로 둔화했다.
◆ 비이자이익 비중 낮아…“대출 의존도 줄여야”
4대 금융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10조9,390억원으로 1년 전(10조4,947억원) 보다 4.2% 성장했다. 지난 2023년 4대 금융의 비이자이익 성장률(53.8%)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둔화했다.
금융지주사별 비이자이익 규모를 보면 KB금융이 4조2,01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신한금융(3조2,575억원), 하나금융(1조9,260억원), 우리금융(1조5,540억원)이 뒤를 이었다.증가율로 보면 우리금융이 1년 전보다 41.9% 상승해 성장이 두드러졌다. KB금융은 5.1% 커졌다. 반면 하나금융은 2.3%, 신한금융은 5% 각각 뒷걸음질 쳤다. 이 같은 비이자이익 감소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달러 강세로 신탁 수수료, 유가증권·파생 등 손익 등이 줄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들 입장에선 비이자이익 확대는 과제다.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한 포트폴리오 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 이익에서 비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은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강화 등 대출 위주 수익 전략 매력도가 점점 낮아지는 상황 속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은행의 총이익 중 이자이익 비중은 88.6%로 이 중 대부분이 대출에 의한 이익으로 집계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뱅 출현 이후 은행권에서도 앱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고, 영업 측면에서도 갈아타기 서비스 등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며 “인뱅이 비대면 채널에 강점이 있다 보니 신용대출과 주담대를 빠르게 늘렸고 얼마 안 있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비이자이익에서 강점을 보여야 하는 공통의 과제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우호적인 환경을 감안해) 대출 의존도를 줄이고 비이자이익 증대, 신탁·자산운용 등 인구 고령화에 대비한 비즈니스 확대, 성장률이 높고 젊은 해외로의 진출 확대 등 (인터넷전문은행을 모티브로 해서) 근본적인 전략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