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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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개사 200% 이상 부채비율 3곳…나머지 건설사도 증가 우려

대형사 대비 PF 의존도 높고 현금흐름 약한 중견사는 400% 이상도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최근 2~3년간 건설업황 악화가 이어진 여파가 건설사 재무상태에 드러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30개 건설사 가운데 11곳이 부채비율 200%를 넘기고 있고 이 중 3곳은 400%이상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보통 기업 부채비율은 200% 이하를 정상적인 재무상태 기준으로 보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평 상위 10개 대형건설사 가운데도 200% 이상 부채비율을 보이는 건설사는 3곳이다. 사업보고서가 공개된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시평 상위 10개사 중 200%이상 부채비율을 기록한 곳은 GS건설,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로 각각 238%, 217%, 251%의 부채비율을 보였다.

다른 건설사 사정도 녹록치 않다. 최근 연결기준 연말 실적을 공개한 현대건설의 경우 178.8% 부채비율을 기록하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이는 지난 3분기(132.2%)와 전년도 같은기간(126.8%) 대비 각각 32.2%, 41% 증가한 수치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196%로 전년도 176.6% 대비 19.4%포인트 오르면서 200%에 가까워졌다. DL이앤씨도 지난 3분기 104.1%의 부채비율을 기록하며 전년도 100% 이하(90.9%) 수준에서 수치가 확대됐다. HDC현대산업개발도 같은기간 142%를 기록하며 전년도(130.4)% 보다 부채비율이 커졌다.

10대 건설사 중 100% 이하 부채비율을 보이는 곳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실적이 공개된 삼성물산은 업계에서 비교적 양호한 수준으로 부채를 관리하는 모습이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66% 부채비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3분기 62%였던 데 비해 4%포인트 늘었지만 업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준의 부채비율이다. 다만 삼성물산 부채비율은 건설부문의 별도 실적이 아닌 전사업 부문 연결 실적 기준이다.

중견 건설사의 부채 부담은 비교적 더 크다. 이와 관련 지난달 시평 58위인 신동아건설(시평 58위)이 지방 주택건설 현장 미분양으로 공사비 회수가 늦어지며 어음을 막지 못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개시하기도 했다.

상위 10개사를 제외하고 시평 30위까지 건설사 중 지난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곳은 7곳이 있었다. ▲계룡건설산업 231.2% ▲동부건설 249.9% ▲한신공영 221% ▲HL디앤아이한라 269.3% 등이다. 특히 이중 ▲코오롱글로벌(559.6%) ▲금호건설(640%) ▲태영건설(747.7%) 3 곳은 400% 이상의 높은 부채비율을 보였다.

이렇다 보니 건설사 폐업이 늘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업체가 516곳으로 전년도 대비 23% 증가했고, 부도를 신고한 업체가 29곳으로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악화된 업황으로 타격이 컸던 만큼 건설사의 재무상태가 부실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의존도를 낮추고 원가를 관리하는 등 노력에 나섰으나 올해도 건설업 침체기를 벗어나는 게 쉽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대형사 대비 사업 다각화 등 대비가 어려운 중견사의 경우 위험 부담이 더 높다는 분석이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원가관리에 중요 요소인 자재가격의 안정화가 더딘 상황이고 인건비는 낮아질 일이 없다”며 “금리가 인하됐지만 이 또한 당장 건설현장 운영에 효과를 보기 어려운 만큼 올해도 건설경기 지표들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건설사가 나오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고 신규 사업에 나서기도 어려운 시장”이라며 “대형사는 비교적 신용도가 높아 현금 흐름이 중견사 대비 원활하겠지만 중견사의 경우 PF 의존도를 낮추거나 사업장별 원가율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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