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종희·조주완 대표 가전사업 부진 타개 '사활'...삼성 '자체몰'-LG '구독' 집중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국내 가전 빅2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부진한 가전사업을 타개하기 위해 D2C(소비자 직접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한 양사의 사업 모델이 차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 성과가 각사 대표의 명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대표 모두 1962년생 동갑내기로 최근 연임에 성공했지만 만 나이 61세를 넘어 정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주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쇼(WIS)'에 참가해 ‘구독 하우스’ 콘셉트의 전시관을 열고 ‘가사 해방’을 목표로 제품 관리와 집안일을 돕는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LG전자 스마트 플랫폼 ‘LG 씽큐(ThinQ)’를 통해 구독 하우스에 설치된 TV, 에어컨, 전등을 끄고 커튼을 여닫는 경험을 즐길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LG전자가 구독 사업에 힘쓰고 있는 이유는 부진한 가전사업 강화의 일환이다.
LG전자의 2023년 매출은 84조2,275억원으로 이 가운데 가전 매출은 39조3,624억원이다. 가전 매출만 보면 2021년(42조원)을 기준으로 2022년(41조4,500억원)에 이어 하락세다.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렌탈업계의 실적은 경기 영향을 덜 받는다. 가전과 취급 품목은 유사하지만 소유가 아닌 사용의 개념을 도입, 소비자들의 부담이 적고 회사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조주완 사장이 2022년 1월 LG전자 대표이사 취임 후 전통적인 가전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구독 경제’를 도입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힘쓰고 있는 D2C사업 강화 전략으로 영업이익이 성장세”라며 “장기적인 침체 속 부진한 가전사업 강화를 위해 구독사업에 힘쓰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D2C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성과가 더디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258조9,355억원으로 이 가운데 가전제품 매출은 56조4,400억원이다. 삼성전자 측은 경기 불황과 수요 둔화로 가전사업이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가전 사업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D2C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자체몰 삼성닷컴에서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추천 제품이나 카테고리별 월간 할인을 제공하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D2C를 표방한 '비스포크 러그' 캠페인이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을 받았다. 이 캠페인은 신혼집 가전 배치가 고민인 예비 신혼부부를 위해 가전제품의 실제 바닥과 동일한 사이즈의 러그를 제작해 바닥에 미리 가전을 깔아보고 배치를 가늠해 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비스포크 러그는 신혼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인 '우리 집에 잘 맞을지'에 대해 '비스포크 러그'라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의 솔루션을 제시, 판매까지 연계한 D2C 태그다.
회사의 이같은 노력에도 노사 갈등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은 리스크다. D2C는 중간 유통사 없이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회사의 마진을 높일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구매가 온라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경험(CX) 부문 관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창사 이래 첫 노조 파업이 일어난 만큼 노사 갈등이 있는 관련 사업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사업이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D2C 강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구독사업에 성과를 내고 있는 조주완 대표와는 달리 성과가 미진한 한종희 부회장의 입지가 약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LG전자, AI 에어컨 1분기 판매량 전년비 30% 증가
- LG전자, 1분기 매출 21조959억원 ‘역대 최대’...영업이익은 줄어
- 삼성·LG전자 계열사 총 직원수 증감 엇갈려
- 삼성전자 첫 노조 쟁의…사측 입장 변화 요구
-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스팀 1만대 판매 돌파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이스와 반도체 협력 강화 논의
-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6.6조...전년비 10배
- LG전자, B2B 공조사업 초대형 냉방기 ‘칠러’ 연평균 40% 급성장
- LG전자, 올해부터 협력사 탄소배출 감축 컨설팅 지원
- 삼성전자, AI PC '갤럭시 북4 엣지' 공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