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선호균 기자] “사측은 당장 나와 우리와 협상하자.”
삼성전자 창립 이래 노동조합의 첫 쟁의행위가 17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열렸다. 민주노총 소속 화섬식품노조와 금속노조 조합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전국삼성전자노조원들은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 앞 공터에 모여 그간 사측의 행보와 대화 결렬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면서 당장 협상 테이블을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가 지난해부터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배제돼 왔던 설움을 토해낸 것.
사측은 그동안 협상 파트너로서 노조를 인정하지 않았다. 비노조원 비율이 80%를 웃돌아 노조는 비노조원으로 구성된 노사협의회와 사측의 협의 내용을 통보받을 뿐이었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임금 인상률과 휴가일수 등에서 당초 논의했던 내용과 크게 벗어나자 노조가 거리에 나선 것. 노조는 사측이 노조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만나주지 않아 이같은 쟁의행위를 하게 됐다고 했다.
이날 쟁의행위는 노조원들이 사측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으로 시작됐다. 사회는 한기박 전국삼성전자노조 쟁의대책위원장이 맡았다.
노조원은 "사측이 진정성을 갖고 노조와의 협상에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조원들은 각자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쟁의행위를 촬영하고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영상을 보고 댓글들을 확인하곤 했다.
유튜브를 시청한 누리꾼들수가 7,000여명에 달한 것은 그만큼 쟁의행위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노조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 성과급 미지급 건과 연계한 임금인상률 6.5%를 고수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노사협의회는 사측과 임금 인상률 5.1%에 합의했다.
삼성전자 구성원은 누구나 비밀이 보장된 노조 활동을 할 수 있다. 현재 전체 노조 조합원은 2만7,458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 대비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과반수의 구성원이 노조에 가입한 것이 아니어서 당장은 교섭 창구로 기능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노사협의회와 임금 인상 등의 협의를 진행중이다. 노조는 이를 두고 구성원의 목소리가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고 성토했다.
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조위원장은 “사측은 당장 나오라”며 협상의 자리를 만들 것을 촉구했다.
반면 사측은 쟁의행위가 끝나는대로 노조와 협상 테이블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한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면서도 “노조와의 대화 창구는 열어두고 있으며 교섭이 재개되면 성실히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