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자동차업계는 ‘미래차 전환’ 전략과  ‘가격 경쟁'이 치열했던 한 해였다. 올들어 전기자동차 라인업을 확대하는 모양새였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전기차 판매량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등 ‘반값 전기차‘가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내수와 수출에서 성장을 이뤄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늘어난 174만대, 수출은 17.4% 증가한 270만대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27.2%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내년에도 자동차 산업 성장세가 기대된다. <편집자주>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현대자동차

◆NCM 보다 가격 싼 LFP 배터리 수요 증가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올해 전기차 판매 성장률이 둔화하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일제히 몸값 낮추기 전략에 돌입했다. 전기차의 원가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위해 중국산 LFP 배터리를 잇달아 장착하고 있다. 전기차에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에서 주력으로 삼는 삼원계(NCM) 배터리가 주로 장착됐다. 그러나 가격경쟁이 시작되면서 NCM 배터리 대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을 갖춘 LFP 배터리가 떠오르고 있다. 국내 완성차에는 현대자동차의 코나 일렉트릭, 기아의 레이, 니로 EV에 LFP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KG 모빌리티의 토레스 EVX에도 LFP 배터리가 적용됐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에서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LFP 배터리 개발에 돌입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지만 최근 전기차 수요가 둔화된 점을 기회삼아 향후 LFP 배터리 시장 점유율 늘리기에 나설 전망이다. 

▲KGM 대리점 전시장 조감도. ⓒKG모빌리티
▲KGM 대리점 전시장 조감도. ⓒKG모빌리티

◆쌍용차→KG 모빌리티, 그리고 ‘KGM’

지난 3월 쌍용자동차가 KG 모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했다. 1988년 쌍용차 이후 35년 만에 이름을 바꾼 것. 이후 11월에는 ‘KGM’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하면서 새로운 아이덴티티 확립에 나섰다. KG 모빌리티는 새로운 브랜드 ‘KGM’과 날개를 형상화한 윙 엠블럼을 바탕으로 제작한 BI(Brand Identity)를 전국 200여 판매 네트워크에 적용해 11월부터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지난 9월 출시한 ‘토레스 EVX’에 ‘KGM’ 레터링 선적용에 이어 12월부터 생산되는 모든 차종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KG모빌리티는 사명 변경 후 조기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 아프리카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브랜드 일원화를 통한 그룹간 시너지를 제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LG에너지솔루션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 확대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것은 맞지만 최근 자동차 시장은 그야말로 ‘전기차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전기승용차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고, 정부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확대, 전기차 인프라 강화 대책 등을 내놓고 있다. 늘어나는 전기차 대수만큼 폐배터리 또한 2030년까지 2만3,000개가 발생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폐배터리 거래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50%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배터리 리사이클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관련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등 사업 착수에 나섰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내년 폐배터리 사업 성장이 기대된다. 중국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 신설을 통해 수거한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리튬 등을 추출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중국에 폐배터리 가공 전처리 공장과 후처리 공장을 세워 가동할 예정에 따라 폐배터리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24 넥쏘. ⓒ현대자동차
▲2024 넥쏘. ⓒ현대자동차

◆현대차, 수소 밸류체인 구축 속도

국내 완성차 업계 중 유일하게 수소차 ‘넥쏘(NEXO)’를 양산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수소차의 부진한 실적에도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소 전시회 ‘H2 MEET’에 참가해 자원순환형 수소 사업 기술을 소개하는 등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수소 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을 밝힌 바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및 발전에 공동 협력하기로 하면서 사우디 지역 내 수소 생태계 형성을 이끌어 글로벌 수소 밸류체인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서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미래 비전을 선보이겠다고 밝히면서 내년에도 현대차의 수소 밸류체인 구축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외관. ⓒ현대차
▲현대자동차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외관. ⓒ현대차

◆현대차, 인증중고차 사업 진출

현대차가 10월 인증중고차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2020년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풀려난 이후 약 3년 만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중고차매매업 사업자등록을 시작으로 인증중고차 사업을 단계별로 준비해왔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중고차 사업 진출에 대해 시장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반응이지만 초기 시장(3~5년) 동안은 점유율 5% 제한을 둔 상태인 만큼 영세업자들이 우려하는 독과점 현상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는 5,000대라고 밝혔으나 론칭 이후 매물 확보가 진행된 탓에 목표치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판매규모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테슬라 모델 Y. ⓒ테슬라코리아
▲테슬라 모델 Y. ⓒ테슬라코리아

◆국산차 판매량 그랜저 1위…벤츠 E클래스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올해 국산 승용차는 판매 1위는 현대차의 ‘그랜저’다. 그랜저는 올해 11월 누적 등록대수 10만7,589대를 기록했다.

이어 기아의 ‘쏘렌토’가 같은 기간 신차 등록대수 7만7,795대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기아의 ‘카니발’이었다. 카니발은 올해 11월 누적 신차 등록 대수는 6만6,352대다. 카니발은 지난달 부분변경 모델을 새롭게 선보였다. 신형 카니발은 높아지는 친환경차 수요에 발맞춰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새롭게 추가했다. 

올해 수입 승용차의 신차등록 점유율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의 양강 구도가 이어졌다.

수입 승용차의 베스트셀링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벤츠 ‘E클래스’였다. E클래스는 올해 11월 누적 등록대수 2만2,209대로 지난해 동월(2만5,501대) 보다 12.9% 감소했다. 

이어 BMW의 ‘5시리즈’가 같은 기간 신차 등록대수 1만8,509대로 2위를 차지했다.

‘4,000만원대 테슬라’로 화제를 모았던 ‘모델Y’가 같은 기간 동안 누적 1만3,086대를 기록하며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위였던 S클래스(8,378대)를 눌렀다. 이같은 인기 비결로는 ‘저렴한 판매가격’이 꼽힌다. 모델Y에는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돼 기존 ‘롱레인지(7,847만원)’ 보다 2,000만원 넘게 가격을 내렸다. 현재 국내에서 모델 Y 싱글모터(후륜구동)의 차량 가격은 5,699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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