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면역·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유통기업들이 헬스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사업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헬스케어는 좁게는 원격진료 등을 의미하나 넓게는 질병예방 등 건강관리과정 전반을 일컫는다. 특히 스포츠·식품·의료 분야 등 다양한 산업이 IT분야의 첨단기술과 융합되면서 그 수요와 시장이 광범위하다. 국내 유통기업들은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 및 건강기능성분 연구 등을 통해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에 돌입했다. SR타임스는 국내 유통기업들의 헬스케어 사업의 진행 현황을 기획 연재한다. <편집자주>

현대그린푸드 건기식 유통 집중… 현대바이오랜드는 개발, 현대백화점은 콘텐츠 차별화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은 미래 신수종 사업 가운데 하나인 건강기능식품 사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의 중·장기 성장전략인 '비전 2030'에 따라 기존 3대 핵심사업인 유통·패션·리빙 인테리어를 지속 성장시키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같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2030년까지 총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과 시장, 경쟁자의 변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리프레이밍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잘 살피고 변화의 포인트를 제대로 짚어야 한다"며 "기존 사업의 성장과 신규 사업 진출 측면에서 다양한 협력을 시도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어 비전 2030 성장전략을 구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헬스케어 사업은 변화하는 헬스케어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건기식 등을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동시에 그룹 내 계열사, 외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건기식 소재를 개발·제조·판매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헬스케어푸드 특화매장 '그리팅 스토어' 5곳 운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 제품을 비롯해 비건 푸드, 건기식 등 헬스케어푸드를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 소비자를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4월 현대백화점 판교점 지하1층 식품관에 그리팅의 플래그십 매장인 그리팅 스토어 1호점 열었다. 그리팅 스토어는 건강식단, 건강반찬 등 공식 온라인몰인 그리팅몰에서 판매중인 케어푸드 제품과 비건·비타민 등 건강과 관련된 식품을 모두 취급하는 헬스케어푸드 특화 편집매장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그리팅 스토어는 기존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비롯해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목동점·더현대 서울 등 5개 점포에서 운영 중인 그리팅의 건강반찬 전문 매장 영양사의 반찬가게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면서 헬스케어푸드 유통 노하우를 집약시킨 플래그십 매장"이라며 "그동안 온라인에서만 제공되던 그리팅몰의 콘텐츠를 오프라인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리팅은 비건·프로바이오틱스·건기식 등 건강과 관련된 40여개 브랜드의 160여종의 제품을 판매한다. 대표적으로 캐나다 비건 식품 기업 데이야의 비건 치즈, 캐나다 식물성 음료 브랜드 어스즈원의 귀리·아몬드로 만든 비건 우유, 미국 1위 그릭요거트 초바니, 독일 프리미엄 비타민 오쏘몰, 국내 프리미엄 유산균 브랜드 드시모네 등이 있다.
세계 블루존 지역의 식사법을 연구한 장수마을식단, 당뇨 환자의 건강 관리를 위한 당뇨식단, 개인의 건강관리 목적에 따라 선택 가능한 챌린지 식단(뷰티핏·하이팻·프로틴업·이너밸런스) 등도 있다. 보관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몰에선 냉동제품으로 판매하고 고객들이 손쉽게 테이크아웃해 집에서 먹을 수 있도록 냉장 형태로도 선보인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해외 유명 비건, 유기농 식품 등 제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보다 고도화된 건강 상담 서비스도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며 "기존 그리팅몰과 더불어 이번 그리팅 스토어 등 온·오프라인 케어푸드 유통 채널을 통해 사람들의 식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바이오랜드, 신규 기능성 소재 개발 '속도'
현대바이오랜드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 헬스케어 기업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2020년 8월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를 1,209억원에 인수하면서 그룹으로 편입됐다.
현대바이오랜드는 건기식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자사의 건기식 원료를 활용해 만든 체감 사프란 등 기능성 건강보조식품을 선뵀다.
사프란에는 핵심 성분인 크로신, 사프라날, 피크로크로신을 비롯해 비타민·아연·칼슘·마그네슘 등이 함유돼 지혈 및 생리불순, 냉증 진정 효과가 있고 스트레스 완화와 수면 개선,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사프란은 사프란 꽃 속의 붉은색 암술머리를 따서 말린 것으로, 1g의 사프란을 얻으려면 160송이의 꽃에서 500여개의 암술을 채취해야 한다. 이 과정이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되다보니 귀한 원료로 취급받는다.
체감 사프란은 스페인 생명공학 기업인 팜액티브 바이오테크 프로덕트의 사프란 추출물인 에프론을 원료로 사용했다. 현대바이오랜드는 이 원료에 저온추출제법을 적용해 제품의 품질을 업그레이드 했다. 저온추출제법은 화학 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인데다 낮은 온도에서 오랜시간 추출 공정이 이뤄져 열에 의한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했다는 것이 현대바이오랜드 측의 설명이다.
현대바이오랜드는 올해 2월 건기식 전문기업 뉴온과 협약을 맺고 10억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뉴온은 다이어트 스테디셀러 시서스 필다이어트 판매 기업이다. 건기식·신약 연구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10건 이상의 천연물을 활용한 기능성 소재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바이오랜드 관계자는 "급변하는 건강기능식품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양질의 제품·원료 기술력을 갖춘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인 뉴온과 사업 제휴를 맺었다"며 "뉴온과의 사업협력을 통해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 및 판매 협력에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바이오랜드는 앞으로 트렌디한 건기식 소재 개발, 상품기획·판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뉴온과의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면역, 수면개선, 체지방감소 등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개별인정형 소재들을 활용해 신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양사 보유 소재를 융·복합해 기능성을 확장한 신규 소재 개발에 나선다.
양사가 공동으로 신규 개발한 소재의 경우 현대바이오랜드가 생산하고 뉴온이 판매하는 방식의 공동 사업구조도 구축할 방침이다. 양사가 보유한 기능성 소재를 자체 판매 채널을 통해 교차 판매하는 한편 유산균·인삼·녹용과 같은 핵심 소재를 활용한 기획 상품을 개발해 현대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바이오랜드는 미국 식품기업 네슬레와 독점 유통계약을 맺고 네슬레의 건기식 브랜드 퓨리탄프라이드의 제품을 단독으로 유통하고 있다. 백화점으로서 가지는 신뢰성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제품들을 단독으로 판매해 헬스케어 사업 경쟁력을 키워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백화점, 헬스케어 체험형 스토어 등 서비스
현대백화점은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킥더허들과 손을 맞잡았다. 이를 통해 헬스케어 영역에서 MZ세대를 위한 체험형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콘텐츠 차별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킥더허들은 현직 약사인 김태양 대표가 지난 2018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전문 약사의 상담 등을 기반으로 개발한 영양제 구독 서비스 핏타민을 비롯해 스포츠·운동 카테고리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소속된 다중채널네트워크 사업도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과 킥더허들은 각사의 온·오프라인 채널을 이용해 헬스케어 상품·서비스 판로를 확장하고 인플루언서가 참여하는 콘텐츠 제작을 통한 마케팅 효과 제고 등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양사는 MZ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헬스케어 특화 체험형 스토어를 여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개인에게 맞는 성분 등을 파악하고 건강 관련 식품, 보조제 등을 맞춤형으로 설계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등을 체험하는 신개념 매장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수요자 중심 시각에서 개개인에게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헬스케어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이번 업무협약을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건강과 자기관리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포함해 고객들의 수요를 빠르게 파악하고 더욱 트렌디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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