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면역·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유통기업들이 헬스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사업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헬스케어는 좁게는 원격진료 등을 의미하나 넓게는 질병예방 등 건강관리과정 전반을 일컫는다. 특히 스포츠·식품·의료 분야 등 다양한 산업이 IT분야의 첨단기술과 융합되면서 그 수요와 시장이 광범위하다. 국내 유통기업들은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 및 건강기능성분 연구 등을 통해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에 돌입했다. SR타임스는 국내 유통기업들의 헬스케어 사업의 진행 현황을 기획 연재한다. <편집자주>
▲사진 왼쪽부터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 박주철 하이센스바이오 대표이사. ⓒ오리온
▲사진 왼쪽부터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 박주철 하이센스바이오 대표이사. ⓒ오리온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오리온이 바이오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헬스케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오리온에 따르면​​ 자사의 헬스케어 사업은 바이오 분야의 첨단기술을 보유한 기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의약품 개발에 초점을 뒀다. 주력하고 있는 헬스케어의 사업은 치주질환 치료제·성인용 결핵백신·대장암 체외진단 기술 개발 및 상용화다.

​앞서 오리온은 지속 성장을 위한 신수종 사업 분야로 건강 카테고리를 선정하고 간편대용식·음료·바이오 등 3대 신사업을 추진해왔다. ​2018년에는 간편대용식 사업의 일환으로 브랜드 마켓오 네이처를 론칭하고 그래놀라바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19년에는 음료 사업의 일환으로 연수가 대부분인 국내 물 시장에서 경수 시장 개척과 면역수 출시로 사업을 강화했다. 이어 2020년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며 헬스케어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 담서원 오리온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이 지난해 12월말 경영지원팀 산하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담 상무는 그룹의 기획, 사업전략 수립, 신사업 발굴 업무를 담당한다. 그룹 차원에서 거는 기대가 큰 만큼 바이오를 비롯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오리온이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담 상무의 승진을 위해 임원 자리가 신설됐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 설립…시린이 등 치주질환 개선 제품 개발

오리온은 지난해 11월 국내 바이오벤처사 하이센스바이오와 손잡고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는 오리온그룹의 지주회사인 오리온홀딩스와 하이센스바이오가 각각 60%, 40%의 지분율로 설립한 합작회사로, 오리온홀딩스는 사업 진행에 따라 총 99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의 주요 사업 분야는 의약품, 식품원료 개발·판매 등이다. 오리온은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통해 하이센스바이오가 보유한 시린이, 충치, 치주질환 등 치과질환 전문치료제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내 상용화를 위한 제품 개발 및 임상 인허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이센스바이오는 펩타이드 성분을 활용한 상아질 및 치주조직 재생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2017년 세계 최초로 펩타이드 개발에 성공했고 이후 한국을 비롯해 중국, 미국 등 총 11개 국가에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펩타이드가 신체 구성물질 중 하나인지라 인체에 무해해 타 신약대비 임상기간이 짧아서 조기 상용화가 가능할 것도 기대되고 있다. 올해는 기술성 평가도 추진할 예정이다.

​박주철 하이센스바이오 대표는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서 탄탄한 사업 기반을 구축한 오리온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전문의약품부터 구강청결제, 치약, 식품 소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강건강 관련 제품을 개발해 인류의 삶의 질의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인용 결핵백신 및 대장암 체외진단 개발…중국시장 공략

오리온은 지난 2020년부터 중국 국영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 국내의 지노믹트리·큐라티스 등 의약 기업들과 협업해 성인용 결핵백신·대장암 체외진단 기술 등을 개발하고 중국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리온홀딩스는 산둥루캉의약과 함께 지난 2021년 3월 중국 내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과기개발유한공사(이하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했다. 산둥루캉의약은 중국 산둥성에 본사를 둔 시가 총액 1조5,000억원 규모의 중견 제약기업이다. 

​오리온홀딩스는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통해 국내 유망 바이오기술을 도입하고 결핵백신 제품의 중국 현지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오리온에 따르면 현재 결핵백신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BCG만이 상용화돼 있고 성인용 결핵백신은 없다. 특히 결핵은 중국 정부가 주요 전염성 질병으로 지정하고 관리 중인 병으로 중국의 잠재 결핵 보균자는 3억5,000만명에 달하는 것을 놓고 볼 때 시장 전망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오리온은 2021년 5월 국내 암 조기진단 전문기업인 지노믹트리와 대장암 체외진단 기술 도입 계약을 맺었다. 중국은 천공 등의 우려로 내시경 기술이 발달하지 못해 체외진단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오리온은 이러한 수요에 맞춰 지노믹트리와 협업해 대장암 체외진단 제품 상용화에 지속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2021년 11월에는 중국 현지에 암 체외진단 제품 양산을 위한 실험실, 생산시설 등 인프라도 구축했다. 이듬해 2월에는 글로벌 백신 전문기업 큐라티스와 결핵백신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맺고 중국 내 백신 파이프라인 확대에 나서왔으며 7월에는 중국 산둥성 지닝시와 중국 백신 개발사업 지원·협력 계약을 맺었다. 해당 계약은 오리온이 산둥루캉하오리요우, 큐라티스와 공동 추진 중인 결핵백신 개발과 관련해 산둥성 정부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로써 오리온은 지닝시에 있는 바이오 산업단지 내에 백신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약 4만9,600㎡(1만5,000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게 됐다.

오리온은 백신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를 확보한 만큼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통해 최첨단 백신 생산설비를 갖춘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총 900억여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완공 이후 결핵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중국 바이오 시장 진출 시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꼽히는 공장 부지 확보 및 인허가 등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된 점에서 당시 계약 성사는 의미가 컸다. 

오리온은 지난 1993년부터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제과 사업으로 이룬 현지 네트워크와 인지도 면에서 강세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오리온은 이같은 유통망을 바탕으로 향후 중증질환에 대한 체외진단 등 국내 우수 바이오 기업의 우수한 기술을 중국 시장에 지속적으로 선보일 방침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제약·바이오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한·중 바이오 바전 포럼을 정기적으로 진행해 신규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데 힘쓰고 있다"며 "바이오 사업이 그룹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제품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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