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면역·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유통기업들이 헬스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사업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헬스케어는 좁게는 원격진료 등을 의미하나 넓게는 질병예방 등 건강관리과정 전반을 일컫는다. 특히 스포츠·식품·의료 분야 등 다양한 산업이 IT분야의 첨단기술과 융합되면서 그 수요와 시장이 광범위하다. 국내 유통기업들은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 및 건강기능성분 연구 등을 통해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에 돌입했다. SR타임스는 국내 유통기업들의 헬스케어 사업의 진행 현황을 기획 연재한다. <편집자주>
▲롯데헬스케어 CES 2023 전시관. ⓒ롯데
▲롯데헬스케어 CES 2023 전시관. ⓒ롯데

헬스&웰니스 주력 사업군 추가…헬스케어 사업, 롯데지주가 직접 투자하고 육성

- 헬스케어, 바이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등 신사업에 15조원 투자

- 롯데헬스케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 개발 상용화 사활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새로운 영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2023 신년사 

롯데그룹이 헬스케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2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그룹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핵심 사업으로 헬스케어를 점찍고 집중 투자에 나서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3월 개최된 롯데그룹 상반기 경영 전략 회의(VCM: Value Creation Meeting)에서 헬스케어를 롯데의 신성장 동력이라고 공식화했다.

당시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는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은 롯데지주가 직접 투자하고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롯데지주를 해당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롯데지주는 700억을 투자해 지난해 4월 롯데헬스케어 법인을 설립했다. 롯데헬스케어는 100% 자회사다.

이후 롯데그룹은 지난해 7월 기존에 주력했던 유통·화학·식품·호텔 등 4개 사업군에 더해 헬스&웰니스(잘 사는 것)를 그룹 주력사업으로 삼고 헬스케어 플랫폼을 집중 육성해 나갈 방침을 내놓으면서 헬스케어 사업을 구체화했다. 헬스케어, 바이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등 신사업에 1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롯데헬스케어는 과학적 진단, 처방 등 건강관리 전 영역에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다.

고객의 헬스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 몸을 정확히 이해하는 새로운 건강 생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헬스케어는 유전자, 건강검진 결과 분석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가 배합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뿐만 아니라 섭취 방식, 맞춤형 식단, 운동 등 건강 관리를 위한 코칭 서비스 플랫폼을 만드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헬스케어에 IT기술이 접목될 경우 이용자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이 보다 손쉽게 이루어 지기 때문에 헬스케어 시장에서는 플랫폼 개발이 주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이같은 헬스케어 플랫폼이 정착되면 개인 유전자 대체불가토큰(NFT), 웰니스 의료기기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플랫폼과 연계할 수 있는 오프라인 센터를 통한 글로벌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

유전자 진단, 개인 맞춤 처방 등 영역에서 경쟁력 있는 전문기관의 외부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협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실버타운 사업과의 협업이 주목된다. 플랫폼 상의 유전자, 건강 정보에 실버타운에서 제공한 정보를 더해 입주민 대상 차별화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 주력 사업들과 헬스케어 사업의 시너지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롯데의 기존 주력사업인 식품 사업군에서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지향식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본부장은 "롯데헬스케어는 'Every Moment of your Healthy life'를 비전으로 언제, 어디서나 고객의 건강한 삶을 위한 생활밀착형 건강 관리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그룹사 뿐만 아니라 외부기관과 다양한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플랫폼 사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헬스케어는 ​비교적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은 신생기업인 만큼 헬스케어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높이고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자 공격적인 투자도 단행하고 있다.

​이훈기 롯데헬스케어 대표는 올해 1월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3'에서 "헬스&웰니스는 롯데지주가 직접 육성하는 비즈니스"라며, "향후 5년간 헬스사업에 5,000억원을 투자해 그룹 내 메인사업인 유통과 화학만큼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현재 롯데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인 '캐즐(CAZZLE)'이라는 이름의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캐즐이란 퍼즐을 맞추듯 흩어져있는 건강정보를 모아 고객의 건강생활을 향상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롯데헬스케어는 ​이번 CES 2023에 처음으로 참가해 캐즐을 공개한 바 있다.

​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이번 CES 2023에서 공개된 캐즐의 경우 향후 상용화될 버전에 비하면 롯데헬스케어가 보여주고자 하는 플랫폼 모습의 1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며 "현재 캐즐의 상용화를 위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즐은 앱이나 웹의 형태로 고객의 건강 데이터(유전자검사, 건강검진, 처방내역, 라이프로그, 문진)를 수집하고 이를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에 입력해 개인 맞춤형 처방 결과를 산출해 낸다. 그 결과에 따라 고객에게 건강기능 식품, 식단, 운동 등 건강관리를 위한 제품을 추천하고 판매하는 헬스케어 버티컬 e커머스 플랫폼이다.

CES 2023에서 공개된 캐즐은 앱이 내재된 터치스크린 기기를 활용해 사용자가 화면에 뜬 수면 관련 질문에 버튼을 눌러 응답하면 이에 따른 수면유형과 QR코드가 동시에 화면에 나타난다. 이후 핸드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하면 터치스크린 기기 바로 옆 디스펜서(정량 공급기)에서 젤리가 나오는 식으로 시연됐다.

​캐즐은 향후 유전자 검사, 의료 데이터 등 정보를 추가로 활용해 진단의 신뢰도를 높여 상용화될 예정이다.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본부장은 CES 2023에서 "캐즐 플랫폼은 고도화된 추천 알고리즘 및 하드웨어 기반으로 고객에게 최적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건강 정보뿐만 아니라 관리에 필요한 상품들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건기식, 일반식품, 운동용품, 뷰티 분야 등 라인업을 갖춘 헬스케어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헬스케어 플랫폼을 개발하는데 빅데이터·AI 등 고도의 IT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투자 대비 수요나 수익성 또한 장담할 수 없어 애초부터 사업모델의 방향성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소비자학과)는 "헬스케어는 스포츠산업과의 융합이 도드라질 것"이라며 "비대면 진료가 한 달에 한 번 꼴이라면 운동은 여러 번 해야 되기 때문에 유통사 입장에서 집객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MZ세대들도 영양제 섭취 등 건강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추세"라며 "이왕 새로운 사업모델을 그리고 싶다면 실버세대보다는 MZ세대들을 타킷으로 삼고 헬스케어 플랫폼을 멋스럽게, 재미와 활력을 주는 일상적인 생활서비스의 형태로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통상 실버세대들의 IT플랫폼 이용도가 떨어지는 만큼 헬스케어 플랫폼 모델을 단순화시켜 적용한다면 이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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