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년 순이익 대부분 ‘반토막’ 이상 급감
- “위탁 수수료 줄고 상품운용손실”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4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지난해 순이익이 급감했다. 증시 침체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줄고 금리 인상으로 상품운용·매매평가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계열사별 순이익 기여도로 따지면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20일 각 금융지주사 실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NH투자증권·KB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 순이익(누적 연결기준)은 각 사별 차이가 있지만 최대 80% 가까이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하나금융 계열의 하나증권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1,26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규모에선 전년보다 75.1% 줄었다. 이어 NH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67.4% 줄어든 3,0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B증권(2,064억원) 역시 같은 기간 65.3% 쪼그라들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사옥매각, 일회성 요인)은 같은 기간 28.6% 증가한 4,1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차이를 나타냈다.
◆ 업황 악화, 예고된 실적 하락
증시 부진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이다. 실제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1월 11조2,800억원에서 12월 6조6,500억원까지 내려앉았다.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도 지난해 1월 9조3,700억원에서 꾸준히 감소해 12월 5조1,200억원까지 줄었다.
이런 흐름 속에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3,050억원으로 전년보다 40.2% 줄었다. KB증권은 43.6%, NH투자증권은 44.5% 감소했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증권사 실적을 견인했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에는 주식 거래가 크게 침체되자 증권사 발목을 붙잡게 됐다.
다만 일부 증권사의 IB 부문 수수료 수익 증가는 눈에 띈다. KB증권의 2022년 IB 수수료 수익은 3,788억원으로 2021년 대비 11.2% 증가했다. 작년 1분기 대형 IPO(기업공개) 딜을 확대한 덕분이다. 신한투자증권의 작년 IB 수수료 수익은 2,532억원으로 전년 대비 23.8% 증가했다. 전체 규모를 놓고 볼 때, IB 영업의 한 축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평가손실 인식은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 지주 내 입지 ‘폭삭’…‘아픈 손가락’
2020년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저금리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은행 부문 실적이 낮아진 사이 효자 노릇을 했던 증권사의 입지가 달라졌다. ‘아픈 손가락’에 가깝다는 평가다.
지난해 금융지주 내 이익 기여도를 보면, 하나증권은 2021년 그룹 전체 순이익의 14.4%를 차지했지만 2022년 10.9%포인트 떨어진 3.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증권은 13.5%에서 4.7%로 8.8%포인트 낮아졌다.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감소해 각각 13.6%와 8.9%를 나타냈다. 미미한 수준인 것이다. 은행 다음으로 보험사나 캐피탈, 카드사가 캐시카우(Cash Cow)로서 순이익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되며 증권사의 기업어음(CP)금리가 급등했고 브로커리지 영업환경 악화, 부동산 PF 부문 부진에 따른 투자은행(IB) 실적 악화 등으로 실적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면서 “올해 역시 부동산 PF 위축에 따른 IB 실적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핵심 수익성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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