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전작들의 장점과 미덕 대부분을 수용한 작품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마블 시네마 유니버스(이하 MCU)는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를 통해 세계관 최고의 총집편적인 영웅 서사로 페이즈 3까지 이어진 ‘인피니티 사가’를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게 마무리 지었다. 

이후에는 확장된 세계관의 ‘멀티버스 사가’가 펼쳐졌다. 그 시작인 페이즈 4의 화두는 세대교체였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헐크, 호크 아이, 블랙 팬서의 바통을 이어받은 2세대 슈퍼 히어로와 샹치, 이터널스, 문나이트, 미즈 마블 같은 뉴 페이스 히어로가 속속 등장했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롭게 시작한 페이스 5의 시작은 5년 만에 돌아온 앤트맨이 맡았다. 세대교체 대신 익숙한 캐스팅과 시리즈 전통의 가족 드라마 요소를 그대로 계승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익숙한 샌프란시스코 대신 ‘양자 영역’이라는 생경한 신세계를 주 무대로 모험의 여정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 리뷰에는 영화의 내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앤트맨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그리웠던 오리지널 마블 스튜디오 로고 시그널 음악으로 시작한다. 초심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이혼남에 전과자에서 어벤져스로 인생 역전한 배스킨라빈스 최고의 아웃풋, 세상을 구한 영웅 앤트맨 ‘스캇’(폴 러드)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살맛 나는 인생을 즐기고 있다. 그의 파트너인 와스프 '호프'(에반젤린 릴리) 역시 핌 입자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전 인류의 영웅인 ‘스캇’에게 단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외동딸 ‘캐시’(캐서린 뉴튼)가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뿐이다. 하지만 ‘캐시’ 역시 앤트맨의 딸로 범상치 않은 인생을 살아온 이상 절대 그럴 수는 없는 법. 아빠를 닮은 ‘캐시’는 양자 영역을 들여다볼 수 있는 아원자 허블 망원경을 뚝딱 만들어내는 천재 공학 소녀였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1대 앤트맨이자 ‘호프’의 아빠인 '행크'(마이클 더글라스)를 비롯한 앤트맨 패밀리는 그런 캐시를 대견하게 여기지만, 1대 와스프인 '행크'의 아내 '재닛'(미셸 파이퍼)만이 ‘캐시’가 만든 장치를 보고 무슨 이유에선지 소스라치게 놀라 작동을 멈추려 든다. 그 순간 앤트맨 가족은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처럼 순식간에 양자 영역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들이 떨어진 곳은 지금까지 익히 봐왔던 양자 영역과는 완전히 달랐다. 양자 인간과 그로테스크한 외관의 생명체들이 즐비한 그곳에는 독자적인 문명 세계가 존재했다. 그리고 그곳은 수많은 ‘어벤져스’를 죽여온 공포의 정복자 ‘캉’(조나단 메이저스)이 지배하는 세상이었다.

30년 동안 양자 영역에 갇혀 있던 ‘재닛’은 그곳에서 비밀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다시 '캉'과 재회한 그녀가 차마 말하지 못해왔던 진실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거대한 위협이 서서히 수면 위로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한편 ‘캐시’와 함께 현실 세계로 되돌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목적인 ‘스캇’에게 ‘캉’은 전 우주의 운명을 건 최악의 제안을 해온다. 이에 ‘스캇’은 피할 수 없는 ‘캉’과의 결전을 선택해야만 하는 갈림길에 선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전작들의 장점과 미덕 대부분을 수용한 작품이다. 블록버스터다운 다채로운 볼거리와 가족애의 감정선이 충만하다. 아울러 유쾌한 유머 감각도 여전하다. 액션 장면의 질과 분량도 앞서 발표된 MCU 작품들보다 상대적으로 준수한 편. 다만 서사의 완급 조절은 다소 느슨하다.   

전작의 개그 캐릭터인 수다쟁이 ‘루이스’ 역의 마이클 페냐 포지션을 대신하는 기형적인 ‘모독’ 캐릭터의 활용은 독특하다. 빌런 캐릭터 안에 웃음과 기괴함을 뒤섞어놨다. 일견 ‘다스베이더’의 패러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부분을 놓고 보면 양자 영역에서 묘사되는 문명 세계 프로덕션 디자인과 크리처는 ‘스타워즈’의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한다.

분위기를 잘 살려주는 OST는 좋은 편. 다만 예고편에서 사용된 엘튼 존의 ‘Goodbye Yellow Brick Road’를 본편에서는 직접 들을 수 없는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번 작품은 지금까지의 ‘앤트맨’ 시리즈와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가장 큰 이유는 전작들이 양자 영역과 핌 입자를 활용했지만 어디까지나 현실 세계를 주 무대로 했던 반면, 이번에는 SF 소설에서나 읽었던 ‘양자 영역 안의 또 다른 문명 세계’라는 상상력을 활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작들은 친근한 슬랩스틱 코미디와 하이스트 무비 요소로 MCU 영화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쾌활한 분위기의 시리즈였다. 이번 작품은 시간선, 코스믹 호러, 변종 등 오리지널 시리즈 ‘로키’와 연관된 특징으로 ‘멀티버스 사가’다운 페이즈 5의 시작을 알린다는 특징을 품고 있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에서 관객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MCU 최강 빌런으로 설정된 정복자 ‘캉’일 것이다. 정말 ‘캉’과 비교했을 때 ‘타노스’는 에피타이저에 불과한 빌런인지는 관객이 판단할 부분이다.

후속 작품에서는 '캉'의 또다른 진정한 모습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와 함께 MCU의 부활을 기대해 본다. 쿠키 영상은 2개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제목: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 원제: ANT-MAN AND THE WASP: QUANTUMANIA 
◆ 수입/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러닝타임: 124분
◆ 관람등급: 12세이상관람가
◆ 개봉: 2023년 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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