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KT
▲구현모 KT 대표. ⓒKT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거시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올해 합산 영업이익 4조4,601억원을 기록,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4조38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5G 이용자 수 증가와 함께 비통신 분야의 성장세가 지속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통신 3사는 포화상태가 된 통신시장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통해 기업을 성장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SR타임스는 통신 3사의 올해 비통신 영역 성과를 알아보고 내년 경영방침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SRT(에스알 타임스) 이승규 기자]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DIGICO) 사업을 통해 탈통신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KT가 올해 미디어·금융·콘텐츠의 약진을 통해 성장세를 보여줬다. KT는 DIGICO 산업 매출 비중 증가와 자회사들의 매출 상승으로 인해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KT는 통신 역량과 비통신 산업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내년에도 DIGICO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27일 상장기업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는 올해 매출 25조6,479억원(컨센서스 수치), 영업이익 1조7,76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예상수치가 맞다면 매출은 전년 동기(24조8,980억원) 대비 3% 성장하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1조6,718억원) 대비 6% 증가한다.

이는 5G 이용자 수 증가세와 함께 KT의 사업다각화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T는 지난 2020년 유·무선 통신에 집중된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Data) ▲클라우드(Cloud) 기반의 DIGICO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신 시장이 과포화 상태인 만큼 유·무선 통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

이후 DIGICO 매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커졌다. DIGICO 매출 비중은 지난해 1~3분기 39%에서 올해 1~3분기 41%까지 증가했다. 이는 기업간거래(B2B) 디지털전환(DX) 수주와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성장세가 지속된 덕이다. 

금융에서는 신용카드 매입액 증가 및 자체카드 등 신사업 확대 영향으로 BC카드의 실적이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첫 흑자 전환한 케이뱅크도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금융 매출은 올해 1~3분기 매출 2조8,858억원을 기록하며 2조6,344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9% 성장했다.

미디어 부문은 IPTV·OTT 부문 호재에 성장세를 기록했다. 1~3분기 미디어 부문 매출은 1조5,0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조4,528억원) 대비 3.3% 증가했다.

콘텐츠 자회사도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이 인기를 끌며 실적에 한몫했다. 콘텐츠 자회사 1~3분기 매출은 8,569억원(누계 매출)을 기록하며 6,530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35% 성장했다.

업계는 이같은 KT의 행보에 대해 호평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교수(경영학부)는 "KT는 DIGICO를 지향한 후 미디어 부분에 대해서 호조를 보였다"며 "KT는 이미 비통신 사업을 통해 수익을 많이 내고 있는 만큼 이런 경영 행보는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은 아쉽다. 구현모 KT 회장은 올해 상반기 지주형 회사 전환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후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해 밀리의 서재와 케이뱅크 상장을 연내 진행할 계획이었는데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상장은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KT는 내년에도 DIGICO 산업의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 중 미디어의 잠재력이 기대되는데 증권가는 내년에 KT가 미디어 사업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 내다봤다. KT는 최근 티빙과 시즌 합병을 진행하며 국내 1위 OTT 기업으로 올라섰고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의 합병으로 채널ENA를 출범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KT가 밀리의서재, 스튜디오 지니, 채널ENA, 지니뮤직 등 미디어 플랫폼들이 각각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T는 그룹사원의 협상력을 강화해 유리한 조건으로 콘텐츠를 확보한 후 그룹 전체 플랫폼으로 공유하며 시너지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올해 케이뱅크를 성장과 수익성 관점에서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면 내년에는 미디어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