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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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축정책, 금리 상승…레고랜드 사태 겹쳐

- 기업어음 시장마저 ‘경색’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활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의 자금경색이 짙어지면서 카드채 금리가 6% 근접하는 등 조달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어서다. 예금 수신 기능이 없어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 입장에선 자금조달 다각화 필요성이 커진 상태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민평금리 평균기준) 카드채 ‘AA+’ 3년물 금리는 5.888%를 기록했다.

카드채 ‘AA+’ 3년물 금리는 연초 2.420%로 시작해 지난 6월 17일에는 4.517%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들어서 5%를 돌파한 이후 지난 21일 6.082%를 기록하며 6%대를 돌파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카드채 ‘AA-’ 3년물 금리의 경우 지난 18일부터 6%대를 돌파했으며 이달 25일 기준 6.162%를 기록했다. 카드채 ‘A-’ 3년물 금리는 7.526%로 올해에만 3%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지난달부턴 7%대를 유지중이다.

카드사별 사례를 보면 삼성카드(신용등급 AA+)가 지난 18일 발행한 3년물 카드채는 연 5.612%로 올해 2월 발행 당시(연 2.9%대)에 비해 8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달 13일 현대카드(신용등급 AA0)가 발행한 3년물 카드채는 연 5.7~5.8% 선에서 결정됐다. 지난 9월 발행한 5년물 카드채는 연 6%를 찍기도 했다. 롯데카드(신용등급 AA-)가 지난달 29일 발행한 3년물 카드채는 연 5.8%였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시장에선 강원도가 빚보증을 거부하겠다고 밝히면서 촉발된 ‘레고랜드 사태’를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지방자치단체의 신용보강도 신뢰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채권시장에 퍼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채권발행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강원도는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2,050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를 발행하며 지급보증을 섰지만 지난달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춘천시 중도 일원에 레고랜드 테마파크 기반조성사업을 했던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해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채권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지난 21일 채무보증 지급금 2,050억원을 예산에 편성해 내년 1월 29일까지 갚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자금 조달 루트 다각화 ‘시도’…“여전한 금리 부담” 

일부 카드사들은 카드채의 대안으로 기업어음(CP)을 발행 중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8일 700억원 규모의 장기 CP를 발행했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 20일 총 1,900억원의 장기 CP를 발행했다.

그러나 채권시장 경색으로 CP의 금리 부담도 만만치 않다. KB국민카드가 발행한 장기 CP의 3년물 할인율은 5.135%, 5년물은 4.914%다. 신한카드는 1년 5개월물이 4.890%, 1년 11개월물이 5.048%, 3년 3개월물이 5.006%, 5년물이 4.799%에 결정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드사는 같은 2금융권에 속한 저축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거의 전적으로 채권을 찍어 자금을 조달한다”면서 “그러나 기준금리가 오르고 (레고사태의 여파가 확산되면서) 시중은행보다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카드사 채권을 사는 투자자들이 갈수록 드물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단기 자금시장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 금리가 급등해 유동성에 타격을 받았고, 같은 맥락에서 카드채 발행시장도 주춤하기 시작했다”며 “카드사가 자금 조달 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카드론 같은 주요 상품 금리를 높이거나,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는 핵심 카드 상품을 단종할 수 있어 자연스레 고객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CP발행 이외에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데, 상황이 안정화 되면 장기물 위주인 카드채 발행을 다시 늘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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