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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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코스피서 15조원·코스닥서 3.7조원 순매도

- “증시서 자금회수, 안전자산선호”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글로벌 통화 긴축 기조와 기준금리 인상이 변동성을 키우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심상치 않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들어서만 15조원 넘게 매도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매도액의 60%에 달하는 금액이다. 외국인의 매도세에 코스피 지수는 3000선에서 2300선까지 밀려 내려왔고, 이 가운데 소위 동학개미들의 패닉셀링(panic selling) 현상까지 감지되는 형국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1월 1일부터 전일까지 코스피에서 총 15조201원을 팔았다. 지난 1월 외국인은 1조4,617억원을 순매도 했다. 2월 7,983억원을 사들였다. 3월과 4월 잇달아 5조1,174억원, 4조4,927억원을 팔아치웠고, 지난달엔 무려 5조5,81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런 흐름속에 지난해 말 33.53%에 달했던 코스피 내 외국인 비중은 지난달 말 30.72%로 내려왔다.

코스닥 시장도 상황은 어렵다. 외국인은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코스닥에서 3조6,883억원을 팔아치웠다. 두 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도한 규모만 18조7,084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은 안전선호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발표에 따르면 대부분의 연준위원들은 7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혹은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에 동의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인상)’에 나서면서 기준금리를 연 2.25%로 끌어올리면서 한미간 금리 차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속하면서 위험자산 투자를 회수해 달러나 채권, 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려는 심리를 붙잡기엔 시장에 보내는 시그널이 부족하단 평가도 나온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가 큰 차이로 벌어질 경우 국내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할 수 있다. 환율이 오르면 국내 물가를 끌어올리게 되는데, 큰 틀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부추겨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실제 미국 금리가 최근 가파르게 오르면서 달러화 강세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 환율은 지난 한 달 동안 61.2원이나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 대를 웃도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997년 외환위기, 2001년 카드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 차례 이후 첫 사례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지표들이 경기침체를 가리키고 있는데,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의 역전도 지켜봐야 할 요소”라며 “장기 채권은 단기 채권보다 금리가 높은 것이 정상인데, 장기물 금리가 역전됐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를 나쁘게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고 경기 침체의 징조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5일 미국의 국채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는데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2.792%로 10년물 미 국채 금리(2.789%)를 뛰어넘었다”면서 “이 같은 경기 침체 국면에는 추세적으로는 외국인 매도 압력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하반기에도 원화약세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한 한국은행의 통화긴축 강화 가능성을 유의해서 보고, 종목별 실적전망과 대외요소를 고려하면서 신중한 투자에 나서는 방법 말고는 답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향후) 외국인 매도가 다소 진정될 가능성도 있겠지만, 경기 경착륙이 가시화되고, 침체 우려가 가중되는 2023년 상반기까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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