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 코스피 각각 16.01%, 11.89% 하락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깊어지는 경기 침체 우려에 전 세계 증시가 동반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독 한국 증시 부진이 눈에 띈다.
이달 들어서 글로벌 주식시장 대표 지수 가운데 코스닥 하락률은 1위를 기록했고 코스피 하략률은 2위였다.
2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말 893.36에서 최근 거래일인 이달 24일 750.30으로 16.01% 떨어졌다. 같은기간 코스피는 2,685.90에서 2,366.60으로 11.89% 하락했다. 전 세계 대표 주가지수 40개 중 코스닥과 코스피 하락률은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한 것이다.
국내 업종별로 보면 지수 흐름을 주도하는 반도체주가 업황 우려에 급락했다. 코스피·코스닥 주요 종목을 편입한 KRX 업종지수 기준으로, 반도체 지수는 이달 들어서 19.57% 떨어졌다.
이어 ▲철강(-18.99%) ▲건설(-17.21%) ▲경기소비재(-14.95%) ▲운송(-14.58%)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달 한국 증시의 수익률은 ▲스웨덴 OMX 스톡홀름30(-11.73%) ▲브라질 보베스파(-11.39%) ▲오스트리아 ATX(-10.78%) ▲아르헨티나 머발(-10.49%) 등을 제치고 최하위 수준이었다. 지난 5월 기준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달 대비 60.7%에 달하고, 이달 중순 기준금리를 52%로 3%포인트 올린 아르헨티나보다 한국의 증시 수익률이 저조했다.
글로벌 증시 움직임을 이끄는 뉴욕증시에서는 이달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5.33% 떨어졌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4.51%, 3.92% 하락했다.
특히 6월에 상대적으로 선방한 아시아 주변국 증시와 비교하면 한국 증시 낙폭은 더 두드러진다. 이달 들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5.13%, 9.25% 상승했고 홍콩 항셍지수도 1.42% 상승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2.89% 하락에 그쳤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처럼 반도체 종목 비중이 큰 대만 가권지수가 8.95% 하락해 낙폭이 큰 편이었지만 코스피나 코스닥보다는 낙폭이 크지 않은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물가를 잡고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1bp=0.01%포인트) 올리고, 주요국 중앙은행도 고강도 긴축 행렬에 동참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경기 침체 공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자 미국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하고 주요국 증시도 속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에서도 한국 증시가 유독 부진한 이유는 수출 둔화를 비롯해 원화 약세와 한미 금리 역전 우려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 반대 매매 출회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 수출은 올해 6월 들어 지난 20일까지 1년 전보다 3.4% 줄었다. 또 무역 적자의 지속으로 상반기 누적 무역 적자 규모가 반기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 둔화는 기업 실적과 주가에도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엔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 가능성에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하는 재료로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5조3,760억원을 순매도해 주가를 끌어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