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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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부터 매달 보호예수 해제 잇달아

- “기관 물량 대규모로 풀릴 땐 주가 하락”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3일 장 초반부터 5% 이상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상장 이후 이날 풀리고 있는 의무보유 해제 물량에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이다. 상장 당시 주가의 고평가 논란도 적지 않았던 만큼, 수급 이슈를 예의주시해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페이가 상장 3개월을 맞아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이 해제됐다. 주가는 장 초반 전날보다 5.16% 내린 11만9,500원에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오전 10시 38분 현재 12만2,500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의무보유확약(보호예수)은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하거나 인수합병(M&A) 혹은 유상증자 등으로 새로 주식을 발행했을 때 대주주와 기관 등이 일정 기간 주식을 팔 수 없도록 한 제도다. 통상 의무보유확약이 해제되면 기관이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주식 물량을 시장에 풀면서 기업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향후 주가 흐름이다.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도 경영진의 지분 매도에 사실상 ‘뒤통수’를 맞은 상황인 만큼 카카오페이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매도 유인으로 지속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CEO)와 차기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인 신원근 전략총괄부사장(CSO) 등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회사 상장 약 한 달 만인 작년 12월 10일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받은 주식을 매각해 878억원을 현금화하면서 ‘먹튀’ 논란을 야기했다.

신 대표 내정자 등 5명의 경영진들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얻은 수익 전부를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고, 대표로 선임되는 경우 임기 동안에 매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가장 많은 스톡옵션을 처분한 류 전 대표가 자사주 재매입에 참여하지 않아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상황에 기관에 배정된 공모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매달 해제되는 점도 주가에 부담이다. 카카오페이의 기관 투자자들은 수요예측을 통해 총 935만주를 배정 받았는데, 그 중 23.8%인 222만2087주에 의무보유확약이 이날 해제되며 3월과 4월엔 각각 17만874주, 13만4199주, 상장 6개월째인 5월에는 169만7924주에 대한 의무보유 기간이 끝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는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는 조건으로 상장 이후 일정 기간 공모주를 의무 보유하기로 확약하는데, 의무 보유 기간이 끝나고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주가엔 악재로 작용한다”면서 “카카오페이의 경우 각종 이슈로 투자심리가 악화한 종목들이이라는 점에서, 대규모 물량 출회로 당분간 주가가 요동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거시적인 면에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성장주에 불리한 시장 환경이 됐지만 카카오 그룹주 전반에 대한 시장의 배신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대표적으로 카카오페이의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로 인한 ‘먹튀논란’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6일에는 카카오뱅크가 상장 6개월을 맞아 각각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이 해제된다.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28일 종가는 4만1,000원으로 공모가(3만9,000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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