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 125분 동안 오직 웃음과 즐거움을 향해 전력질주하는 오션 테마파크 팝콘 무비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오는 26일 개봉하는 한국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은 전작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의 뒤를 잇는 재미와 매력을 계승하는 블록버스터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전작의 분위기를 살려 독립적인 스토리 라인과 새로운 설정으로 리부트됐다. 따라서 출연 배우 등 1편과의 연계에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반면, 전작을 보지 않더라도 영화를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점은 작품 접근성을 높인다.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전작과 같이 1388년 위화도 회군으로 고려가 무너지고 조선이 건국되던 여말선초(麗末鮮初)이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 잃어버린 국새를 둘러싸고 바다와 육지를 오가는 액션 어드벤처 라면 만7년 만에 돌아온 후속작인 '해적: 도깨비 깃발'은 사라진 고려 왕실의 보물을 찾아 나서는 정통 해양 어드벤처 장르에 집중한다. 연출을 맡은 김정훈 감독은 영화 구상에 영감을 준 작품으로 영국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을 꼽았다.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해적: 도깨비 깃발'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진지한 사극과는 거리가 아주 먼 퓨전 판타지 시대극이다. 덕분에 시대적 고증 제약을 뛰어넘어 다양한 영화적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제2의 주인공이라 할 만큼 큰 등장 지분을 차지하는 대항해시대 유럽 범선 디자인의 해적선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 해적선은 모험극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오리지널 스코어와 함께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테이스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프로덕션 요소다. 전작에 등장했던 정크 선에 비해서 확실하게 업그레이드된 위용은 해양 활극의 시각적 재미를 배가시킨다.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등장인물들의 개성을 표출하는 다양한 패션과 헤어스타일도 특징이다. 특히 '컷스로트 아일랜드'(1995)의 지나 데이비스처럼 강력한 카리스마와 매력으로 해적단을 이끄는 단주 해랑(한효주)의 스타일리시한 해적 선장 이미지는 시종일관 매력적이다.

'원피스' 우솝을 연상시키는 코믹 캐릭터인 해적왕 꿈나무 막이(이광수)의 국적을 가늠하기 힘든 화려한 패션도 눈길을 끈다. 긴 생머리의 해적단 명사수 한궁(오세훈)은 '반지의 제왕' 레골라스 포지션에 어울리는 캐릭터로 위치한다.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여기에 평소에는 나사 빠진 듯 엉뚱하고 허당끼가 넘치지만, 칼만 잡으면 고려 제일 검객 실력을 보여주는 의적단 두목 무치(강하늘)가 극의 중심에 선다.

의적다운 정의로움과 어디로 튈지 모를 자유분방함으로 똘똘 뭉친 그의 캐릭터 속성은 펑키한 헤어스타일에서도 묻어난다. 그런 무치에게서 고소한 냄새가 풍길 즈음 해랑과의 케미 넘치는 로맨틱 코미디가 사랑의 꽃을 피우며 큰 웃음을 안긴다. 또한, 한궁과 해금(채수빈)의 낯간지러운 로맨스와 함께 강섭(김성오), 아귀(박지환) 등 서브 캐릭터가 보여주는 감초 역할도 극의 재미를 높이는데 한몫한다.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이 작품은 무엇보다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운 기술적인 성취가 돋보인다. 환상적인 바닷속 전경은 물론 폭풍과 번개, 파도 등 자연재해를 묘사한 부분은 한국 영화 CG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간간이 '라이프 오브 파이'(2012)를 살짝 떠올릴 수 있을 만한 아름다운 장면과 이국적인 풍경도 등장해 힐링 감성을 선사한다.

가슴 뛰는 스펙터클한 시각효과로 가득한 해양 액션 장면들은 IMAX, 4DX 등 특수관에서 본다면 더욱 웅장하게 느낄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극장 대형 스크린으로만 느낄 수 있는 블록버스터 팝콘 무비 본질에 충실한 작품이라 이것만으로도 티켓 값은 아깝지 않다.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여기에 가족용 어드벤처 영화 콘셉트를 추구하는 만큼 황소, 호랑이, 펭귄, 고래 등 동물들을 등장시켜 전 연령이 즐길 수 있는 흥미진진하고 코믹한 장면들이 연출된다.

막이 역의 이광수는 영화 속 최고의 연기 케미로 펭귄과 함께 한 장면을 꼽기도 했다. 잠깐 등장하지만, 불기둥을 묘사한 샐러맨더를 재현한 장면도 웬만한 괴수물 못지않은 수준급 CG를 보여준다.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이 작품의 단점은 서사의 밀도감, 개연성이다. 또한, 다채로운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이 한곳에서 어울리다 보니 다소 산만함도 느껴진다. 그래도 주요 배역의 연기력에는 구멍이 거의 없는 편. 탐라 왕을 노리는 역적의 리더 부흥수(권상우)는 좋은 빌런 캐릭터지만 극에서 차지하는 지분이 조금은 아쉽다. 전작과 비교하면 소마 역을 맡았던 이경영 같이 약간 입체적인 느낌을 주는 인물의 부재도 단점일 수 있다.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시원하고 박진감 넘치는 해양 어드벤처 장르다운 흥행 요소에 진심으로 전력질주하는 작품이기에 영화를 즐기는 동안 이런 단점이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여기에 만화적이고 코믹한 장면들까지 사이사이에 더해져 지루함을 느낄 틈은 전혀 없다.

비밀이 담긴 지도를 단서로 미스터리한 보물섬을 찾아 나서는 위험한 여정을 담은 이 해양 어드벤처 영화는 바다를 무대로 보여줄 수 있는 스펙터클 액션을 모두 모아 놓은 듯한 종합선물 세트 같은 작품이다. 특히 후반부 선상 전투에서 클라이맥스를 이루는 폭발 장면 연출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지않다.

개성 강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한국 영화의 레벨을 한 단계 높이는 블록버스터 액션이 만난 '해적: 도깨비 깃발'은 125분 동안 눈물과 고민 없이 오로지 웃음과 즐거움만 선사한다. 이 정도 오션 테마파크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다.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해적: 도깨비 깃발. ⓒ롯데엔터테인먼트

◆ 제목: 해적: 도깨비 깃발

◆ 감독: 김정훈, 각본: 천성일

◆ 출연: 강하늘, 한효주, 이광수, 권상우, 채수빈, 오세훈, 김성오, 박지환 외

◆ 제작: 어뉴, 오스카10스튜디오

◆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 크랭크 인: 2020년 7월 22일

◆ 크랭크 업: 2021년 1월 10일

◆ 개봉일: 2022년 1월 26일

◆ 러닝 타임: 125분

◆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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