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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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영업자 매출 부진, 대출 지속 증가

- 시중은행 자영업자 대출 규모, 우려 수준…“시중은행, 충당금 적립 나설 듯”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4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올해 9월까지 25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3월 자영업자에 대한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자영업자 부채 관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 입장에선 자영업자의 대출 상환 능력이 악화될 우려가 커진 상황이기에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대응할 것이란 분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4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말에 비하면 40조원 이상 증가한 액수다.

은행별 대출 잔액 규모를 보면 국민은행이 9월 말 기준 81조6,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두 번째인 신한은행(60조1,000억원)과 비교해도 21조원 넘게 많은 규모다.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각각 54조9,000억원, 5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자영업자 대출규모는 분기별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금융권 전체로 범위를 확대해 보면 지난 9월 말 자영업자 대출규모는 887조5,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했다. 이는 지난 1분기 증가율인 18.8%보다는 4.6%포인트 낮은 수준이지만, 2020년 1분기 10.0%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증가율이다.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억제 정책을 펼치면서 소규모 사업자 중심으로 우회대출 통로로 활용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은행 입장에선 가계대출 증가율을 관리해야 하고 영세사업주의 경우 가계대출 성격의 자금을 받기 위해 명목상 이를 활용하고 있단 것이다.

문제는 부실위험이다. 자영업자의 대출규모가 임금근로자에 비해 크게 나타난 것은 추후 연쇄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영업자의 경우 대출규모가 큰 만큼 원리금 상환부담이 큰 편인데, 내년 3월 종료되는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까지 더해지면 자영업자들의 위기는 심화할 수 있고, 지원조치가 종료되면 유예되던 원리금 상환액을 추가 부담하게 돼 즉각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반복적으로 이뤄지면서 자영업자의 채무 상환 능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은 금융사나 당국에서 공감하고 있는 사실”이라며 “4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2~0.3%선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이는 대출연장·이자유예 정책으로 인한 착시효과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코로나 충당금을 쌓는 방식으로 대응해 나갈 것은 자명한데, 올 4분기에 충당금을 대규모로 인식하면 예상보다 적은 순익을 기록할 수도 있다”면서 “(금융당국이) 이자나 원금 상환 유예 방식으로 지원정책을 수립할 것이 아니라 자영업자의 매출을 늘려 상환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야 하고, 금융사 역시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돌입해야 할 때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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