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 3분기 삼바, GC녹십자, 유한양행 매출 1조원 돌파…종근당·한미약품·대웅제약도 1조원 클럽 '눈앞'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대형 제약·바이오사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올해 3분기 호실적을 보이며 누적 매출 '1조원 클럽'에 속속 입성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시장에선 의약품·건강기능식품의 판매가 급성장했고. 국산 코로나 진단키트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국산 의약품 수출도 늘었기 때문이다.

11월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행되면서 제약사의 병의원 영업‧마케팅 대면활동이 가능해졌고 임상시험 등 연구개발(R&D)도 재개되면서 4분기 실적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증권가에선 제약사 실적을 잇달아 상향조정했다.  

증권가에선 제약·바이오사의 이같은 특수로 인해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회사들이 지난해보다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매출 1조원을 거둔 회사들은 GC녹십자, 셀트리온, 한국콜마, 셀트리온헬스케어, 종근당, 유한양행, 광동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 씨젠,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1개사였다.

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 매출 4,507억원, 영업이익 1,674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 1,237억원으로 이미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 매출 1조1,648억원을 3분기 만에 뛰어넘었다. 누적 영업이익 역시 4,08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보다 1,157억원을 초과 기록했다. 지난해 완공한 3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의약품 생산량이 늘었고, 코로나19 특수로 신규 제품을 수주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4분기에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본격 생산되면 매출 상승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GC녹십자는 이번 3분기에서 분기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4,657억원, 영업이익 7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41% 증가했다. 

GC녹십자의 분기 매출액이 4,60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분기 영업이익도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높다. 3분기까지 누계 매출액은 1조 1355억원, 영업이익 876억원에 기록하며 1조 클럽에 입성했다.

세부 매출 현황을 보면 혈액제제 1,096억원, 백신 1,043억원, 처방의약품 978억원, 독감백신 925억원을 거둬들였다. 특히 처방의약품 매출은 전년 대비 32.6% 늘었고, 이 중 희귀약 헌터라제 해외 실적은 2배 이상 성장했다. 아울러 SK바이오사이언스 독감백신 생산 중단에 따른 반사효과도 이번 최대실적을 달성에 한몫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백신과 처방의약품 부문에서 큰 폭으로 성장했다“며 “며 "자체 제품 중심 매출 확대를 통해 실적의 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매출(4364억원)이 4.8% 늘며 외형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67.7% 감소한 80억원에 그쳤다. 다만 3분기까지 누계실적은 매출 1조2,145억원  영업이익은 487억원으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유한양행의 3분기 매출 저조 원인으로 지난해 기술료 수입이 높았던 것에 따른 역기저 효과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에는 얀센으로부터 수령한 마일스톤 기술료 약 359억원이 포함돼 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얀센과 최대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번 3분기의 기술료(라이선스)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9% 감소한 64억2,000만원이다.

종근당 역시 3분기 매출이 4.5% 감소한 3,41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3.7% 줄어 370억원 줄었지만 3분기까지 누계 실적은 매출 9,788억원, 영업이익 930억원을 달성해 올해도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3분기 실적은 백신 등 전년 동기 실적이 좋았던 기존 제품들의 역기저 효과 및 R&D 비용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종근당의 올 3분기 누적 R&D 비용은 전년 동기(944억원) 보다 약 20% 증가했다. 반면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케이캡'과 골다공증 주사제 '프롤리아' 등 주요 품목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2%, 55.3%가 증가했다 

ⓒ한미약품
ⓒ한미약품

한미약품은 북경한미의 선전으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 큰 성장세를 나타냈다. 한미약품은 3분기 매출 3,031억원과 영업이익 369억원, 순이익 281억원을 달성하고, R&D는 매출 대비 13.3%인 403억원을 투자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3.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한미약품의 3분기까지 누계매출은 8,527억원, 영업익 862억원, 순이익 596억원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한미약품 매출 1조원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이 가운데 북경한미는 전년 동기대비 82.6% 성장한 754억원의 매출과, 200배 가량 상승한 19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한미약품의 우수한 3분기 실적에 기여했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도 3분기에 연결회계 기준으로 2364억원의 매출과 185억원의 영업이익, 161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작년 3분기의 경우 사노피와의 파트너십 계약 종료로 양사 공동연구비 잔액을 일괄 정산하면서 일시적으로 적자가 발생했다"면서도 "이후 효율적 경영 관리가 가능해지면서 매분기 안정적 실적을 지속해왔고, 올해 3분기에는 국내외 매출 호조가 더해져 완벽한 턴어라운드를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흐름이라면 올해도 매출 1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
ⓒ대웅제약

대웅제약은 그간 발목을 잡았던 소송 이슈가 해소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대웅제약의 3분기 매출은 6.5% 증가한 2651억원, 영입이익은 240.5% 증가해 239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계 실적은 매출 7,780억원 영업이익 700억원이다.

처방의약품과 보툴리눔 톡신(제품명 나보타)의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이 유력하다. 특히 나보타는 균주 출처를 두고 메디톡스와 진행했던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매출은 전년 동기 113억원에서 올해 209억원으로 두 배 늘었다. 

이밖에 신속항원 진단키트 전문 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특수로 올 상반기에만 1조9,59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3분기까지 누계 매출은 2조5.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3분기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셀트리온도 상반기에만 8,887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3분기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웅제약 등 3분기 실적이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하며 대부분 양호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타격 받았던 항생제, 호흡기 등 의약품목은 회복세로 접어들었고, 4분기에는 R&D, 광고비 등 부대비용도 줄어들어 3분기보다 실적이 더 좋아지는 제약·바이오사들은 늘어날 것"이라며 "1조 클럽 제약·바이오사들이 늘어날수록 연구개발 또한 활발이 이뤄지는 등 선순환 작용이 빨라져 국내 제약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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