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부 고강도 대출 총량규제…은행권 가계대출 축소 확대
- 2030세대 무주택·신용등급 낮아 타격
- “대출절벽 내년까지…전세대출의 실수요성 고려해야”
[SRT(에스알타임스) 박은영 기자] 정부가 가계대출 억제 정책을 내는 가운데 은행권에서도 신규 대출을 조이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이달 중순 추가 대출규제를 낼 것으로 예상되자 전·월세 비중이 높은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청년층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9일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무주택 청년의 가계대출 부담은 전세대출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지난달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 기준 20대~30대 청년층 가계부채는 약 487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1,806조원 중 26.9% 비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8% 급증한 수치다. 다른 연령층의 증가율인 7.8% 보다 5.0p% 더 높다.
이 가운데 은행권은 정부의 가계대출 연간 총량 관리 목표를 맞추기 위해 신규대출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 연 5~6%에 근접한 은행이 늘면서 대출 중단·축소를 단행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축소된 대출이 은행권에서 확산되는 추세다.
먼저 NH농협은행은 지난달 24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중단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29일부터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의 대환대출을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연말까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월별·지점별로 통제하고 있다. 또 SC제일은행도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할 방침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가계대출에서 전세대출의 비중이 높다는 점과 필요에 따른 대출이라는 점을 염두해 전세난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매달 월급에서 고정급으로 지출해야하는 월세보다 대출이자가 저렴한데 전세를 선택할 기회는 줄어들고 있어서다.
전세 물량 부족으로 전셋값이 급격히 뛰면서 상대적으로 소득과 자산이 부족한 청년층은 전세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전셋값 상승률이 매맷값을 2년 연속 뛰어넘고 있는데 투자세력 차단만을 고려해 실수요의 속성이 뚜렷한 전세대출을 조이는 것은 우려되는게 사실”이라며 “대출의 총량을 규제하다 보니 지금 당장 대출이 필요 없는 사람도 대출을 받고 보는 분위기에서 신용등급도 높지 않은 청년층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공급량이 꾸준하지 않아 시장 전반적으로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고 주택가격도 올랐기 때문에 전세대출 금액과 부담이 늘어난 것"이라며 “정부에서는 실수요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내겠다고 했으나 이 또한 기준이 모호하고 대출절벽이 지속되면 내년까지도 청년층 전세난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 “전세대출이 어려워진다는 것은 현금이 부족한 청년층에게 어느정도 충당 가능한 금액 내에서 집을 선택할 기회가 축소되는 것인데 관공서에서 진행하는 대출 프로그램도 결국 은행을 통해 지급된다"며 "우선은 기존 차주보다 새로 전셋집을 구해야하는 청년층에게 부담이겠으나 장기적으론 계약종료 시점이 도래하는 수요자들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SR경제&라이프] 신용·마통, 6배 폭증…“대출규제 기현상”
- [SR경제&라이프] 가계부채 증가율 내년 4%로 관리…“대출규제 단계적 강화”
- [SR금융] 시중은행 이어 인터넷은행도 대출중단…“실수요자 피해 우려”
- [SR건설부동산] 임대차 3법 시행 1년…전세난 심해지고, 전셋값 오르고
- [SR건설부동산] 서울 입주·전세물량 가뭄…하반기 집값 더 오른다
- [SR건설부동산] 아파트 전셋값 71억 최고가 나왔다…전세시장 불안 확산
- [SR건설부동산] 서울 아파트 값, 10주 만에 상승폭↑…“재건축 단지 견인”
- [SR건설부동산] '매수심리 여전'…전세시장 불안은 계속
- [SR건설부동산] 전세대책 발표 임박...'묘수' 나올까
- [SR건설부동산] 이달 수도권 분양 전망 ‘맑음’…"대구 등 급변하는 시장 대책 필요"
- [SR건설부동산] 작년 부동산 보유세 납부액 18조원…3년 새 5.7조 늘어
- [SR금융]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자부담 커질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