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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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사, 연체율 낮은 고신용자 ‘집중’

- 고신용자 쏠림, 카드론 금리 최저 ‘연 3%대’ 기현상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지난해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이 32조원을 넘어섰다. 1년 새 3조원 가량 증가한 액수다. 은행권이 대출 옥죄기 전략 고수하면서 고신용자들이 카드론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한 자릿수 금리를 적용받는 고신용자의 카드론 이용 비중이 두 배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고신용자의 쏠림 현상에 카드론 금리가 최저 연 3%대까지 내려가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2조46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29조1,070억원보다 약 3조원(10.1%) 늘어난 수치다.

금융권에선 은행들이 지난해 대출 옥죄기를 통해 신용대출의 우대금리 없애는 것은 물론 한도를 최대 30% 이상 낮췄고, 일부에서는 신용대출을 아예 내주지 않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카드사로 대출수요가 옮겨 붙는 ‘풍선효과’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로 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대출)’ 현상으로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관리하도록 하면서 은행권은 고강도 대출 억제 정책을 펼쳤다. 특히 고신용·고소득자 대상 신용대출 규제가 심했다. 최근 들어선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전세 자금 대출 금리까지 은행권이 올리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 당국의 방침에 따라 가계대출 한도를 조정하며 속도 조절에 나선 상황에 전세 자금 대출까지 관리 대상에 포함돼 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5일 신한은행이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고, 8일 농협은행이 최대 0.1%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도 오는 25일부터 ‘우리전세론’의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서 담보 대출에 적용하던 우대금리 폭을 기존 0.4%에서 0.2%로 낮추기로 했다.

이러한 이유로 고신용자의 카드론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카드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카드사별 연 10% 미만 금리의 카드론 이용자 비중은 ▲신한카드 13.63% ▲삼성카드 12.65% ▲KB국민카드 17.13% ▲현대카드 30.11% ▲롯데카드 14.22% ▲우리카드 41.13% ▲하나카드 6.05%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카드론 최저금리도 3%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KB국민카드는 이달 초 카드론 상품의 최저금리를 연 3.90%까지 내렸다. 카드론 최저금리가 연 3%에 진입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카드는 지난해부터 연 4.0%의 최저금리로 카드론을 취급중이다. 이어 롯데카드가 4.95%, 신한카드가 5.36%, 현대카드가 5.50%의 최저금리로 카드론을 선보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은 그동안 중소상공인이나 개인 사업자,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여겨졌다”면서 “금리도 시중은행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카드사들이 금리를 낮춰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면서 양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중은행의 신용대출과 카드론의 금리 차이가 좁아지면서 주로 시중은행을 이용했던 고신용자들의 카드론 이용이 늘고 있는데, 대출 조이기로 시중은행 금리는 점차 높아지고 한도가 줄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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