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손해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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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 뒤, 지난해 3분기 55억원 ‘순손실’…직전분기 比 9억원 ↑

- “간편한 가입 보단, 가입 후 사후처리에 차별성 둬야”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하나금융그룹에 편입된 하나손해보험이 출범한지 6개월 만에 생활밀착형 보험상품을 선보이고 ‘디지털손해보험사’로 도약을 예고한 가운데 업계에선 디지털보험시장 확대란 긍정적 효과보단 우려 섞인 시각을 먼저 내비쳤다. 하나금융에 인수된 뒤에도 여전히 부진한 실적을 보였고, 차별화된 영업전략이 없어 디지털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하나손보가 한계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단 것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손보는 디지털손보사로서 올해 첫 번째 생활보험시리즈로 지난 25일과 26일 각각 ‘하나맹견배상책임보험’과 ‘원데이 귀가안심보험’을 출시했다. 상반기에 고객을 유인하기 편한 생활밀착형 상품 50여종을 선보인단 계획에서 나온 상품이다.

하나손보는 디지털손보사로의 도약을 위해 하나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 판매)로 비대면 영업에 치중할 전략도 세운 상태다. 특히 카카오페이·토스 등 빅테크 플랫폼, 보험·생활·커머셜 플랫폼과의 다양한 제휴를 통해 점유율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도 밝혔다.

문제는 실적이다. 하나금융에 인수된 뒤 거둔 성적표를 보면 순손실 규모가 오히려 증가했다. 신계약건수 역시 오히려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고 손해율은 소폭 하락했지만 사업비율은 증가하면서 ‘디지털’을 추구하지만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보기엔 부족할 수 있단 평가가 뒤따른다.

금융감독원 공시를 보면 하나손보는 지난해 3분기 5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손실 폭으로 보면 직전분기(6월말) 보다 9억원이나 손실이 늘었다. 미래 실적의 토대가 되는 신계약 실적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07만7,684건으로 전년 동기 109만6,386건에 비해 1만8,702건이나 줄었다. 다만 보유계약을 포함해 집계된 원수보험료는 3,921억원으로 같은 기간 224억원 늘었다.

손해율은 지난해 3분기 90.82%로 전년 동기보단 1.84%포인트 감소했지만 사업비율은 같은 기간 0.92%포인트 증가한 15.83%를 기록했다. 고전을 면치 못했던 부분은 운용자산수익률이다. 하나손보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운용자산수익률은 1.82%로 전년 동기 2.57% 대비 1%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운용자산수익률은 단순히 이번 분기만의 투자영업손익만을 반영하는 게 아니라 직전 1년간 투자영업이익, 당기 말과 전년 동기 말의 운용자산을 반영해 계산한다.

이러한 사정에서 기존 손보사와의 차별성을 통한 점유율 확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기존 온라인 보험 시장에서 형성된 점유율의 차이를 보면, 디지털손보사로 시장에 등장한 캐롯손보가 ‘메기효과’는 커녕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비슷한 실적을 낼 수밖에 없는 여건이란 것이다.

실제로 대형손보사 중 삼성화재는 코로나19 특수로 지난해 3분기 온라인 사이버마케팅(CM)채널에서 1조9,908억원의 수입보험료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1조6,382억원 보다 21.5% 뛴 액수다. 반면 디지털손보사로 출범해 기대를 모았던 캐롯손보의 경우 지난해 3분기 CM채널 수입보험료가 117억원(누적)에 그쳐 차이를 나타냈다.

한 대형손해보험사 관계자는 “(하나손보가) 단순히 생활밀착형 보험으로 고객을 유인하겠단 전략보단 디지털 서비스 경험을 고객에게 심어주겠단 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며 “손해보험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해 3분기 대면 판매 비중이 87.5%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고객들의 인식 상 보험은 설계사의 설명이 필요한 상품으로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편리성, 간편성 등을 통해 고객을 끌어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험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차별화 전략 중 반드시 가져가야 할 것은 사후처리”라면서 “가입은 쉬운데 정작 보험금 청구나 불편함이 발생했을 때 이를 응대할 인력이 없다면 곧장 고객은 오프라인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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