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베트남 하노이 총리공관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을 갖고 향후 투자 및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베트남 하노이 총리공관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을 갖고 향후 투자 및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 22일 ’불법승계 의혹‘ 공판기일…삼성 VS 검찰, 치열한 법리다툼 예고

- 13일 네덜란드 이어 19일 베트남 출장…사업 현황 및 투자 논의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 달 두 차례의 재판을 앞둔 상황에서도 글로벌 현장 경영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은 정식 재판 전 공판준비기일로 이 부회장이 참석할 의무는 없어 당일 현장에 참석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판은 이 부회장의 불법승계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한 지 약 1년 9개월 만의 기소 재판이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에도 검찰이 기소를 강행한 만큼 양측의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되고 있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포로젝트 G’라는 경영권 승계계획을 마련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진행 당시 주식교환 비율을 산정하면서, 삼성이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 비율을 산정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최대 주주였으며, 삼성바이오는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다. 삼성바이오의 기업 가치가 올라야 제일모직의 최대 주주인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 취득이 용이해지는 구조였다. 

반면 삼성 측은 삼성물산 합병이 ▲정부규제 준수 ▲불안한 경영권 안정 ▲사업상 시너지효과 달성 등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 합법적인 경영활동이며, 합병과정에서의 모든 절차는 적법하게 이루어졌다는 입장이다.

오는 26일에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예정돼 있다. 파기환송심은 지난 1월 17일 공판 이후 검찰이 재판부 편향을 이유로 기피 신청을 내고 중단됐었다. 이후 서울고법이 4월 이를 기각, 검찰이 재항고 했지만 지난달 대법원에서도 또 다시 기각된 바 있다.

◆ 대내외 불확실성 속 위기감↑…이 부회장, 현안 직접 챙긴다
이달만 두 차례의 재판 일정이 잡혀있음에도 이 부회장은 글로벌 현장 경영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3일 네덜란드 출장에서 돌아온 지 닷새 만인 19일에 베트남을 방문하고 20일에는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의 면담 일정도 소화했다.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경영 행보에는 코로나19와 함께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 시장은 최근 미국의 그래픽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ARM 인수를 발표했으며,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메무리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함께 베트남 내에서 삼성전자의 사업 현황과 향후 투자 및 협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푹 총리는 삼성전자의 제품이 베트남 내에서 위상이 높아지는 점을 언급하며 삼성의 적극적 투자와 함께 베트남 반도체 공장 투자해줄 것을 희망했다.

푹 총리는 삼성이 모바일 기기, 반도체, 가전 제품 총 3가지 분야 강점이 있다고 언급하며, 향후 삼성이 반도체 공장을 투자해 베트남 내 전기·전자 서플라이 체인을 강화하기를 희망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하노이 신축 R&D 센터가 2022년 말 본격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약 3,000명의 연구 인력으로 운영되는 삼성그룹의 연구-개발 거점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삼성은 제조분야뿐만 아니라 연구-개발분야에도 투자하여 베트남 로컬 기업과 현력하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 호치민 법인(SEHC)을 방문하여 생산 활동을 점검하여 투자 확장 수요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고, 향후 경영 및 투자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도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 부회장과 피터 버닝크 ASML CEO는 ▲7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 장비 공급계획 및 운영 기술 고도화 방안 ▲AI 등 미래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제조기술 개발협력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시장 전망 및 포스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래 반도체 기술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구현을 위해 EUV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2000년대부터 ASML과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 및 장비 개발을 위해 협력해 왔으며, 2012년에는 ASML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또한 양사는 EUV 관련 기술적 난제 해결을 위해 ▲EUV에 최적화된 첨단 반도체 소재 개발 ▲장비 생산성 향상 ▲성능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 오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브라질을 방문한 데 이어 5월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6월에는 파운드리·시스템LSI·무선사업부 사장단 간담회와 반도체 미래전략 간담회, 디스플레이 중장기 전력 회의 등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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