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LG
▲구광모 LG 회장. ⓒLG

- LG화학, 화재로 인명사고…LG전자, 채용비리·몰카 광고

- 브랜드 신뢰도 추락 우려…LG 재발방지 대응책 마련 ‘관심’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최근 LG전자, LG화학 등 LG의 주요 계열사에서 연이은 악재가 터지고 있다. 이에 구광모 LG 회장이 직접 나서 ‘위기관리’를 강조했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은 모양새다.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6월 취임 이후 ‘실용주의’를 강조하며 LG의 혁신적인 변화를 꾀했다. ‘NEW LG’를 위해 과감한 인재채용과 함께 계열사별로 기술유출 등과 관련해 경쟁사와의 전면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부진한 사업은 정리하고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선택과 집중 행보를 보였다. 재계에서는 故 구본무 LG 회장의 ‘인화’와는 다른 구광모 회장의 경영 색깔로 이해했다.

그러나 올해 2년차를 맞는 구광모號는 순탄치 않아 보인다. 특히 지난 5월은 LG에게 있어 악재의 연속이었다. 구 회장이 직접 위기관리에 나섰지만 그룹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사고들이 지속적으로 터지고 있다. 특히 인명피해와 직결된 사례도 있어 더욱 그렇다.

지난달 7일 LG화학의 인도법인 LG폴리머스 현지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인근 주민 12명이 사망하고 1,000여 명이 치료를 받았다. 인도 사법당국은 LG폴리머스 관계자를 입건했으며, 인도 환경재판소(NGT)는 5억 루피(약 81억 원)를 공탁하라고 명령했다. 

이어 19일에는 국내 사업장인 충남 서산 대산공단 내 LG화학 촉매센터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 직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구 회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이미 지난 1월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한 바 있어, 뒤늦은 대책마련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 역시 상황이 녹록치 않다. 지난 15일 경찰은 서울 중구 LG전자 한국영업본부와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LG CNS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의 압수수색은 2013~2015년 LG전자 한국영업본부 채용비리 혐의에 관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 LG 직원 한명이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과는 별개의 사건으로, 지난 27일 서울 중구 LG빌딩에서 LG전자 직원 A씨가 투신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8년간 우울증과 거식증을 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채용비리와 이번 건은 별개로 보고 있으며 자세한 사고 경위에 대해 현재 조사중이다.

해외에서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지난 24일 LG전자 폴란드 법인은 공식 ‘틱톡’ 계정을 통해 ‘V60 씽큐’ 카메라 기능을 홍보하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영상은 한 나이든 남성이 젊은 여성을 몰래 촬영했지만, V60의 ‘펜타샷’ 기능을 통해 걸리지 않고 넘어간다는 내용이다. LG전자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해당 영상을 즉각 삭제했지만, 해당 광고안건이 통과될 동안 아무도 문제의식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이같은 LG의 잇따른 사건·사고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나친 실용주의와 성과주의가 실적 우선주의로 변질돼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그간 쌓아온 LG 브랜드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미국 3M 출신으로 구 회장이 취임 첫 정기인사에서 직접 등용한 인물이다. 당시 재계에서는 LG 고유의 순혈주의를 깬 파격 인재등용이라는 평가가 잇따랐지만, 취임 2년을 맞은 지금에서는 ‘위기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구 회장이 최근 현장 경영 행보에 속도를 내고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 안전을 강조하는 등 위기관리에 나선 만큼 일련의 사건·사고에 대한 LG의 대응과 향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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