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아일랜드 등과 달리 법인세↑·최저임금↑·노동시장 경직화

[SR(에스알)타임스 심우진 기자] 한국의 경제정책이 유럽의 재정위기 극복 국가들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 이하 전경련)는 8일 재정위기를 극복한 아일랜드와 통일 이후 역대 최저 실업률을 기록한 독일의 사례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 경제정책 방향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최근 한국은 9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 한일 무역 갈등 심화, 역대 최다 실업자 기록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계속하여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물가마저 지난달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일랜드는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은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피그스(PIIGS) 국가 중 적극적인 외자유치를 통해 가장 먼저 재정위기를 극복했다. 이러한 아일랜드의 비결은 낮은 법인세와 노동비용을 통해 해외직접투자를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은 데 있다. 아일랜드는 지난 2015년 2,158억 달러의 해외직접투자에 힘입어 무려 2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였으며, 이는 동기간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유입액인 31억 달러의 7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한 아아일랜드의 법인세는 12.5%로, 한국 법인세 최고세율 25%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한국 법인세 최고세율은 2018년 인상되어 OECD 36개국 중 일곱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낮은 노동비용 또한 해외기업을 유인한 주요 요소로 꼽힌다.

지난 5년간 아일랜드 평균 연소득의 연평균 성장률은 1.6%에 불과하다. 아일랜드의 단위노동비용 단위노동비용은 2010년 대비 감소한 75% 수준으로 노동비용이 오히려 줄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한국은 동기간 단위노동비용이 8% 증가했다.

그 결과 지난해 해외투자기업은 아일랜드 내 약 2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여 총 23만 명을 고용하였다. 현재 세계 10대 제약사, 5대 소프트웨어사 등의 본사가 모두 아일랜드에 위치해있으며, 글로벌 IT기업인 아마존, 링크드인, 페이스북 등은 올해에 아일랜드 사무실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에 따른 2,000명 이상의 추가 고용이 예상된다.

독일의 경우 노동시장은 유럽 재정위기 이전부터 시행한 하르츠 개혁이 뒷받침이 되어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오히려 지속적으로 실업률이 감소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1990년 통독 후 지난해 기준 역대 최저 실업률인 3.4%를 기록한 독일은 현재 매년 실업자 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국가로 꼽힌다.

독일은 2003에서 2005년까지 2년에 걸쳐 하르츠 개혁을 시행, 미니잡 등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를 허용하여 기업이 경제상황에 맞게 고용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기록한 와중에도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성공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정위기 이후 유로존의 실업률은 11.9%까지 오른 반면, 같은 해 독일의 실업률은 5.2%로 절반 수준이었다. 2018년 독일의 실업률은 3.4%로 유로존 내 최저이다. 불과 10여 년 전 독일의 실업률 또한 11.2%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이다.

2018년 기준 한국의 실업률은 3.8%로 독일과 비슷하나, 고용률에 있어서는 한국 66.6%, 독일 75.9%로 약 10%p 차이점을 보인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법인세 인상, 노동시장의 경직화, 2년 연속 최저임금 두 자리 수 인상으로 인한 노동비용 증가 등의 추이는 유로존 위기를 잘 극복한 국가들과는 반대 방향의 움직임”이라며 “갈수록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되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9%대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진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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