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말 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 0.61%…두 달째↑
자영업자 중심 취약차주 부실 확대·장기화 추세
청년층 인터넷전문은행 신용 대출 연체율 상승세
“건전성 제고 위한 리스크 관리 강화해야”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두 달 연속 오르며 취약차주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와 청년층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여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61%로 전월(0.57%) 대비 0.04%포인트(p) 상승했다.
연체율은 지난 5월 말 0.64%로 8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6월 분기 말 연체채권 정리 영향으로 0.52%까지 하락한 이후 두 달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8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은 2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1조8,000억원으로 2,000억원 늘었으나, 신규 연체 발생이 정리 규모를 넘어서며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부문별로는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모두 연체율이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73%로 전월(0.67%)보다 0.06%p 올랐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15%로 0.01% 소폭 상승했으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89%로 0.07%p 더 큰 폭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45%로 전월보다 0.02%p 올랐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은 0.30%로 전월 대비 0.01%p 상승했고,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 연체율은 0.92%로 0.06%p 뛰었다.
금감원은 향후 내수부진 지속 및 대내외 불확실성 상존에 따른 연체·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 자영업자·청년층 연체율 상승세 ‘뚜렷’
최근에는 자영업자와 청년층 등 취약계층의 연체율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가계 취약차주의 비중(차주 수 7.0%·대출 5.2%)은 2021년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비중(차주 수 14.2%·대출 12.2%)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취약차주는 저소득 또는 저신용 다중채무자를 의미한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 및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각각 0.93%, 1.78%로 모두 오름세를 지속했다.
특히 자영업자의 연체 장기화가 진행 중이다.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연체 상태를 지속하는 비율(연체지속률)은 2021년 1분기 69.8%에서 올해 2분기 77.4%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지속률은 71.0%에서 79.4%로 더 크게 올랐다. 이는 가계 차주의 연체지속률(75.6%→74.9%)이 소폭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은은 “취약차주의 연체진입률과 연체지속률이 모두 상승세를 보이는 등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장기화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다수의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보유한 취약차주의 특성상 이들 차주의 부실이 여러 업권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을 선제적으로 높이는 등 신용리스크 관리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자영업자의 소득 회복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취약차주에 대한 맞춤형 채무조정과 이자부담 완화 등 채무상환능력을 높이는데 힘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년층의 신용대출 연체율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에 제출한 ‘인터넷은행 청년층 신용대출 연체 현황’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30대 이하 연체 규모는 2022년 말 368억원에서 올해 7월 말 기준 577억원으로 약 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0.91%에서 1.51%로 0.60%포인트(p) 상승했다.
토스뱅크의 청년층 신용대출 연체액도 2022년 말 298억원에서 올해 7월 말 425억원으로 약 43% 늘었고, 연체율은 0.93%에서 1.39%로 0.46%p 상승했다. 다만 케이뱅크의 경우 청년층 신용대출 연체액(501억→237억)과 연체율(1.49%→1.31%)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 전체 연체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0.67%로, 시중은행 연체율(0.39%)을 상회했다. 이는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고 금리 상승기에 부실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변동기와 맞물려 고물가와 청년층 취업난, 중·저신용대출 확대, 신파일러 자금 공급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인터넷전문은행 취약 부문 부실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건전성 제고를 위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자체 신용평가 및 리스크 관리 고도화 등을 병행하면서 가계대출에 편중된 대출 포트폴리오를 중소법인 대출 등으로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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