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에 대한 언론배급시사회가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영화 연출을 맡은 이상근 감독과 임윤아, 안보현, 주현영 배우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밝혔다.
◆ 이상근 감독 "2014년 처음 쓴 시나리오…시대 흐름 맞춰 대사와 캐릭터 수정"
이상근 감독은 데뷔작 '엑시트' 이후 6년 만에 신작을 내놓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19년 데뷔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고, 여러 상황으로 인해 다음 작품까지 시간이 걸렸다"며 "2022년부터 이번 영화를 찍고 지금까지 후반 작업과 편집을 해왔다. 동굴 들어갔다 나왔더니 세월이 변했다는 우화처럼 항상 이 영화와 함께 하다 보니 세월이 3년이나 지난 줄 모를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엑시트' 흥행 이후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했다"며 "영화를 지원해주신 분들께 손해를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염원 그리고 관객분들이 이 영화를 즐기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에서도 '엑시트'에 이어 청년 백수 캐릭터를 다룬 것에 대해서는 "창작자가 자신을 빗대어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 감독 지망생으로서 보냈던 시간이 많아 임시 휴직 상태의 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의 장르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구분 짓기 어렵다"며 "누군가는 사랑 이야기로, 누군가는 드라마나 미스터리 장르로, 관객 각자의 시선으로 온전히 영화를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화의 동화 같은 색감에 대해서는 "엑시트 때 함께했던 미술 감독님과 작업했다. 워낙 원색을 좋아하시는 분이고 저도 색감을 가지고 어떤 상징을 표현하는 걸 좋아한다. 처음에 길구에게는 영화 속 인형과의 동질감을 위해 회색을 많이 줬는데 점점 칼라 옷을 많이 입는다. 아라에게는 검은색, 선지에게는 베이지색, 악마는 빨간색 등 각 캐릭터에 색을 부여해 서사에 따라 색이 변화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본인이 쓴 오리지널 각본에 대해서는 "영화는 2014년에 감독 데뷔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고 독한 마음을 먹고 한 달 만에 초고를 썼던 시나리오다. 원래 제목은 '2시의 데이트'였다. 하자만, 관심을 갖는 제작사가 없었다. 그리고 2015년에 썼던 '엑시트'로 데뷔했다"며 "그런 이유로 이 시나리오는 오랜 시간 잠자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시기에 꺼내 보니 왜 영화화되지 못했는지 보였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대사나 캐릭터 등을 모두 수정해 거의 새롭게 썼다"고 밝혔다.

◆ 임윤아 "낯과 밤 오가는 1인 2역 연기 도전"
낮에는 파티셰로 일하다가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주인공 선지 역을 맡은 임윤아는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촬영했을 때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며 "감독님의 상상력에 감탄했고,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윤아는 낮과 밤이 다른 1인 2역 캐릭터를 연기하며 외적인 변화와 내적인 감정 연기 모두에 심혈을 기울였다. 임윤아는 "낮에는 맑고 청순한 스타일과 내향적인 성향을 강조했다면, 밤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려한 스타일링을 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지와 악마의 진심이 관객에게 잘 전달되기를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상근 감독과의 재회에 대해서는 "감독님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 이야기를 잘 캐치해 재치 있게 풀어내는 것"이라며, '엑시트' 때도 그랬지만 이번 작품에서 감성과 코미디가 더 짙게 녹아든 것 같다"고 말했다. 악마 웃음소리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상의하며 연습 과정을 거쳐 자유자재로 나올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 안보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힐링 영화"
아랫집에 이사 온 선지에게 첫눈에 반한 길구 역을 맡은 안보현은 "방금 영화를 봤는데, 감독님의 영화가 이렇게 완성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다"며 "옆에서 윤아 씨가 눈물을 훔치는데 저도 눈물이 날 뻔했다"고 말했다.
안보현은 힐링을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인상 찌푸리지 않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며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고 힐링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그는 "이 영화의 장르가 코미디, 로맨스, 스릴러 등 여러 장르가 합쳐져 기묘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길구 캐릭터에 대해서는 "외형적으로는 남성미가 있지만, 사실 굉장히 내향적인 캐릭터다. 길구 캐릭터에는 감독님이 투영되어 있었다. 감독님의 디렉션과 표정 연기를 거울 삼아 연습하며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선지를 만나 도움을 주고받으며 스스로를 치유하고, 자신의 존재를 알아가는 과정이 좋았다"고 말했다.

◆ 주현영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영화"
사촌언니 선지의 오싹한 비밀을 사수하는 아라 역을 맡은 주현영은 "감독님이 이렇게 큰 그림을 그리고 계셨구나 하고 느꼈다"며 소감을 밝혔다. "선지와 길구가 쌓은 서사를 보면서 감동을 크게 받았다. 길구의 시그니처 표정이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현영은 이 영화의 강점으로 가족애를 꼽았다. "악마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사촌 동생, 길구까지 가족을 생각하는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한 달 만에 다른 영화로 관객을 만난 것에 대해서는 "두 번 연속으로 극장에서 영화를 선보이고 이름 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아라 캐릭터에 대해서는 "감독님의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라는 디렉션에 따라 연기했으며, 더 여유를 갖고 연기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영화 안에서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해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오는 13일 개봉을 앞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와 그녀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의 좌충우돌 소동을 담은 코미디 영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