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찬란
▲'이사' ⓒ찬란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소마이 신지 감독의 걸작 '이사'가 23일 국내 정식 개봉과 함께 미공개 스틸 및 1993년 개봉 당시 감독 코멘트 전문을 공개했다.

'이사'는 지난해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와 씨네큐브 예술영화 프리미어 페스티벌 등에서 소개되었고, 올해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는 이옥섭 감독과 장도연 배우 GV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사'는 1980~90년대 일본 뉴웨이브를 이끈 거장 소마이 신지 감독의 대표작이다. 그의 작품 중 최초로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소마이 신지 감독은 1993년 '이사' 공개 당시 "아이들이 주변 어른들의 삶에 영향을 받는 이야기는 이미 차고 넘친다. 그 틀을 넘어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들이 그저 어린 시절을 즐길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대부분 부모의 이혼 같은 상황을 겪으며 상처를 받는다. 그런데 아이들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 그렇게 어른들의 문제에 휘말린 아이들은 어떻게 자신을 치유해 나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어 그는 "이 이야기는 렌코가 자신을 발견해 나가는 여정에 관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힘으로 미래를 향한 길을 개척해 나가려 하며, 미지의 세계와 마주하고 그것을 계속 마주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키워나간다"며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건 '왜 부모가 나를 낳았을까?'를 묻는 것이 아니다. 좋든 싫든 태어나버린 이 세계 속에서,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는 오늘날 렌코와 같은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사' 속 렌코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며 마침내 성장의 한 단계를 넘어선다.

▲'이사' ⓒ찬란
▲'이사' ⓒ찬란

미공개 스틸은 이러한 렌코의 여정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운동장을 가로지르고, 폭우 속 내리막길을 내달리고, 엄마와 추격전을 벌이는 렌의 모습은 성장이라는 관념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다. 

소마이 신지 감독의 시그니처인 롱테이크로 담아낸 이 장면들은 캐릭터의 생명력을 드러내 관객들에게 더욱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드라이브 마이 카'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이 작품에 대해 "감독으로서 나는 이토록 생생한 존재가 영화 안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 이미지는 그녀의 생명력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증거 같고, 그 생명력이 우리 안에도 있을 수 있음을 돌아보게 한다"고 극찬했다.

한편, '이사'는 지난 2023년에 촬영감독인 쿠리타 도요미치의 참여 속에서 4K 복원됐으며,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베니스 클래식 부문에서 최우수 복원 영화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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