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서울 중구 SK텔레콤 사옥·KT 광화문 이스트 사옥·LG유플러스 용산 사옥. ⓒ각 사
▲(왼쪽부터)서울 중구 SK텔레콤 사옥·KT 광화문 이스트 사옥·LG유플러스 용산 사옥. ⓒ각 사

SKT, 가입자 이탈·보상금 부담에 실적 부진 예상

KT 유입 효과 영업익 93% 급증할 듯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2분기 실적 공개를 앞둔 가운데, SK텔레콤(이하 SKT) 해킹 사고로 인한 가입자 이탈 여파로 KT와 LG유플러스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KT는 실적 개선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2분기 이통3사의 매출 합계는 약 14조8,8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SKT의 2분기 매출은 4조4,055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7.6% 감소한 4,427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4월 발생한 해킹 사고 이후 약 두 달간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며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 기간 중 신규 가입자 모집이 중단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줄어 실적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SKT는 6월 말 기준 해킹으로 약 61만명이 이탈했으며, 이들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을 5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분기 매출 감소 규모는 약 450억원 수준”이라며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일회성 비용과 매출액 감소에도 영업중단 기간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하면서 이익 개선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반면 KT는 이번 사태로 최대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매출은 전년비 9.3% 증가한 7조1,553억원, 영업이익은 93% 늘어난 8,35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SKT를 떠난 이용자들이 대거 KT로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5~6월 두 달 동안 SKT에서 KT로 이동한 가입자는 약 27만8,728명에 달한다.

김정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T는 유무선 부문 모두에서 경쟁사 이탈 가입자 유입 효과가 뚜렷했고, 인건비 절감과 함께 일회성 부동산 분양 수익도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양호한 성적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는 LG유플러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년보다 각각 4.1%, 4.8% 증가한 3조6,360억원, 2,662억원으로 추정했다. KTOA에 따르면 5~6월 두달 동안 SKT에서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 수는 24만6,399명에 달한다.

김홍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의 일회성 마케팅 요인을 고려해도 2분기 실적은 긍정적”이라며 “상반기 실적 흐름을 감안할 때, 내년에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가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SKT는 유심 해킹 사태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 선방이 예상된다. 다만 4월19일부터 7월14일까지 약정 해지 고객에 대한 위약금 면제와 5,000억원 규모의 보상안 집행 등으로 인해 남은 3분기와 4분기 매 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SKT의 매 분기 실적 악화는 기정 사실”이라며 “남은 분기도 7월 해지 고객 위약금 환급, 5,000억원 규모의 보상안 집행, 가입자 수 회복을 위한 마케팅 강화, 기존 연 800~900억원 수준에서 1,400억원으로의 정보보안 투자 확대, 과징금 납부(영업외비용)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SKT의 배당 유지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SKT 오랜 기간 안정적인 배당 정책을 유지하며 국내 통신업계에서 주주 신뢰를 꾸준히 쌓아왔다. SKT는 2006년 이후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해에도 한 번도 주당 배당금을 낮춘 적이 없다. 올해 1분기에도 해킹 사고 여파에도 불구하고 주당 830원의 배당을 전년과 동일하게 유지하며, 배당 정책의 일관성을 시장에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해킹 사태로 인한 대규모 현금 유출은 향후 배당 정책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경한 정부 입장에 과징금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며 "전년 수준의 배당 유지 가능성이 불확실해졌다"고 말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이론적으로 과징금이 최대 5,382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언급되는데 이는 2024년 SK텔레콤의 연간 매출액에 3%를 적용한 금액”이라며 “SK텔레콤 소명에 따라 과징금 규모가 달라질 수 있지만,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 결과와 개인정보위의 강력한 제재 의지로 인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했다.

SKT 관계자는 “회사가 주주 가치를 항상 우선시해서 생각하기에 기존 배당 정책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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