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맞춤형 교육·금융상품 등 지원 강화
은행권, '소상공인 금융공사' 추진 요청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생계 안정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나섰다. 경기 부진과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 회복을 위한 마중을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시중은행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7일 ▲고객 중심 조직 체계 구축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강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초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안정적 성장 지원을 위한 ‘소호사업부’를 신설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해 중소·소상공인을 체계적이고 실질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며 “새로운 소호사업부는 소호 전용상품 출시와 경영 컨설팅을 전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경영 안정을 위한 금융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 23일 중동 분쟁 격화에 따른 환율·유가·금리 변동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예상되는 수출입기업, 소상공인을 위해 총 11조3,000억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소상공인을 위한 별도 금융지원도 실시한다. 최대 2%의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행복플러스 소호대출’ 등 특판대출의 한도를 1조3,000억원 증액해 내수 부진 및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지원한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 16일 생업으로 바쁜 소상공인의 금융지원과 편의성 확대를 위해 ‘KB소상공인 신용대출’ 비대면 상품의 한도를 최대 2억원까지 늘렸다. 신용도가 우수한 개인사업자는 은행 방문 없이 KB스타뱅킹이나 KB스타기업뱅킹에서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소상공인 맞춤 상품·교육 강화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상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KB사장님+적금’과 ‘KB사장님+마이너스 통장’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23일에는 ‘KB사장님 파킹통장’을 출시했다.
KB사장님 파킹통장은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며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2.0%의 금리를 제공한다. 자금을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세금 납부에 대비하거나 단기자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계좌 잔액 1,000만원까지 금리 혜택이 적용되며, 국민은행 계좌로 카드 가맹대금, 배달 플랫폼, 온라인 마켓 등 매출정산금을 받는 개인사업자는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이달 ▲자금 및 매출 관리를 지원하는 ‘우리가게 카드매출’ 무상 제공 서비스와 ▲세무∙노무 혜택을 손쉽게 신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장님 세금환급 받기’ 등의 개인사업자 고객 전용 서비스도 선보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한국신용데이터의 ‘캐시노트’ 플랫폼 대출비교 서비스에 소상공인 사업자 대출상품을 입점시켰다. 캐시노트 이용자는 본인 인증 후 우리은행의 사업자 대출상품 한도와 금리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리WON뱅킹’ 앱으로 자동 연동돼 대출 실행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도 진행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22일 제주본부에서 지역 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NH소상공인 상생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이날 아카데미에서는 생성형 AI 활용법과 자영업자를 위한 세무가이드 강의, 그리고 1대 1 애로사항 맞춤상담이 이어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11일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제도, 법률, 세무, 상권분석 등 사업 경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 ‘성공 두드림 맞춤교실’을 진행했다. 이번 교육에서는 신한은행이 도입한 ‘맞춤형 채무조정(소상공인 119PLUS) 프로그램’, 개인사업자 햇살론119 대출 제도, 아울러 네이버 플레이스 상위노출 방법 및 매출증대 전략 등에 대해 다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의 성공을 돕는 다양한 맞춤형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 정부 출범으로 금융권에서는 정책금융 확대 방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 빚 탕감 등 ‘상생금융’을 강조하는 가운데, 은행권은 ‘소상공인 금융공사(가칭)’을 요청하고 나선 상태다.
지난 19일 은행연합회는 회원 은행들의 의견을 수렴해 국정기획위원회에 ‘경제선순환과 금융산업 혁신을 위한 은행권 제언’ 최종 보고서를 전달했다. 은행권이 제안한 여러 방안 중에서도 ‘소상공인 금융공사’는 소상공인 직접·간접대출·보증 등 금융기능, 컨설팅, 판로지원 등 비금융기능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소상공인 지원 전문기관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여러 건의사항 중 반영이 되는 것이 있고, 안 되는 것이 있을 것”이라며 “은행마다 이해관계가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협의 과정이 필요한 내용이다. 추이를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