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원은 시작일 뿐"…단순 육성 넘은 사업 설계 플랫폼 진화 중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전까지 스타트업을 단순히 ‘지원’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미래 사업 전략의 일부로 새로운 성장 동력의 요람으로 삼고 있다. 양사의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은 각각 ‘C랩’과 ‘NOVA’라는 이름 아래, 외부 신기술을 내부 생태계와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해 가고 있는 것이다.
◆ 육성 스타트업만 912곳…삼성 C랩, 글로벌 진출 등 협력 이어가
삼성전자는 C랩 인사이드·아웃사이드·스핀오프를 잇는 삼각 구조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설계하고 있다. C랩 인사이드는 사내벤처 발굴 프로그램으로, 일정 기간 실험 후 사업화 여부에 따라 독립 법인으로 분사된다. 분사에 성공한 기업은 삼성벤처투자의 후속 투자를 받거나 CES 출전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 삼성은 지금까지 총 912개(사내 406개, 사외 506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측은 "선발된 스타트업 중 삼성전자와의 사업 연계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에게는 해당 사업부와의 비즈니스 미팅, 제품·서비스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는 개념증명(PoC)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 협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는 각 사업부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외부에서 수혈하는 통로다. 예컨대 AI 반도체 기업 딥엑스의 경우 삼성 파운드리5나노 공정을 활용해 NPU 'DX-M1'를 만들고 있다. 향후 삼성의 첨단 2나노 공정을 활용해 추가 생산에도 나설 전망이다. 지난 2023년에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 참가해 자사 AI 반도체 기술을 소개하는 등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스마트 빌딩 솔루션 기업 핀포인트는 삼성의 ‘스마트싱스 프로’ 및 ‘b.IoT’ 플랫폼과 연동해 CES 공동 전시에 참여하는 등 실증(PoC)을 넘어선 협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밖에도 AI 생성형 서비스 뤼튼테크놀로지스, 정책 자동화 플랫폼 코딧 등도 CES 혁신상 수상과 후속 사업 연계 가능성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 LG전자 NOVA “B2B와 접점 찾는 중”
LG전자는 미국 북미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LG NOVA’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육성을 진행 중이다. NOVA는 미래 영역에서의 신사업 모델 발굴을 목표로 AI, 헬스테크, 클린테크, 모빌리티 등 분야의 스타트업과 공동 실증을 추진한다. 이후 유망 프로젝트는 독립 법인으로 스핀아웃시켜 외부 자금조달과 시장 개척을 지원한다.
대표적 사례는 만성질환 원격진료 플랫폼 ‘프라임포커스 헬스’,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을 개발하는 ‘파도’ 등이 있다. 특히 파도는 AI와 머신러닝 기반의 전력 예측 솔루션을 통해 분산 전력망, 스마트그리드 등에도 활용 가능한 에너지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LG전자는 이들 스핀아웃 기업을 향후 자사 B2B 사업부 또는 계열사와 기술적으로 접점을 만들 수 있는 전략적 자산으로 보고 있다. 당장 협력을 추진한다기보다는 시장 상황과 기술 성숙도에 따라 협업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특히 최근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 사업 확대 흐름과 맞물려, HVAC 사업의 디지털 전환을 전담하는 ES사업본부를 신설한 점 역시 향후 연계 가능성을 시사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스타트업을 내부 조직으로 바로 편입하기보다는 빠른 의사결정과 외부 투자 유치가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독립 법인 형태로 육성하고 있다”며 “특정 사업 분야와의 연관성이 있을 경우 인큐베이션 단계부터 실증을 거쳐 향후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파도 역시 데이터센터 기반 에너지 솔루션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으로 판단해 스핀아웃을 결정한 사례”라며 “분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력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전략을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대기업들의 새로운 해법으로 보고 있다. 모든 기술을 내부에서 직접 개발하기보다, 유망 스타트업과의 공동 실증을 통해 시장 반응을 빠르게 가늠하고 성과가 입증되면 장기 협력이나 사업 연계로 확장하는 것이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대기업의 지원을 통해 기술 실증과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고, 기업은 검증된 스타트업을 통해 시장 접근성과 사업 유연성을 높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스타트업 육성 담당자는 “이제 스타트업과의 관계는 한 번의 투자나 지원이 아니라, 생태계 내에서 반복적으로 연결되는 순환 모델”이라며 "대기업의 투자나 지원이 이뤄졌다는 것만으로도 스타트업 브랜딩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대기업이 이미 가본 길에 대해 더 넓은 시각과 시장을 제공할 수 있어 윈윈하는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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