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기 졸업 30개사 참여…디지털 헬스케어 등 미래 혁신 기술 공개
누적 육성 스타트업 959개사…협력 토대 마련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삼성전자가 육성해 온 스타트업들의 기술과 성과를 한자리에서 공개하는 ‘C랩 데모데이’를 열었다. AI·로봇·헬스케어 등 미래 기술 스타트업이 대거 참여해 솔루션을 선보였으며, 삼성전자는 이를 기반으로 스타트업 협력 생태계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일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2025 C랩 스타트업 데모데이'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삼성전자가 직접 육성한 C랩 아웃사이드 7기 스타트업들의 성과를 공유하고, 투자 유치와 사업 협력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C랩과 함께, 한계를 넘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C랩 아웃사이드 7기 30개 스타트업이 참여해 성과 발표와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행사장에는 전시 부스가 별도로 마련돼 각사만의 차별화된 기술을 직접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삼성전자는 2012년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를 시작으로 2018년 외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를 신설하며 범위를 확대했다. 2023년부터는 대구·광주·경북 등 지역으로 영역을 넓혀 지역 기반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C랩을 통해 육성된 스타트업은 총 959개사(사내 423개, 사외 536개)에 달하며, 내년 중 누적 1,000개 돌파가 예상된다. 또한 C랩 졸업사에는 ‘C랩 패밀리’ 제도를 적용해 투자·협력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 C랩 주목 창의 혁신은...AI·헬스케어·로봇 기술

이번 데모데이에는 ▲AI ▲디지털헬스 ▲로봇 ▲ESG 등 미래 산업을 주도하는 35개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이 중 30곳은 올해 7기 졸업사로, 분야별로는 디지털헬스 9곳, AI 3곳, 로봇 5곳, 콘텐츠 서비스 5곳, 신소재 2곳, IoT 2곳, 모빌리티 1곳, ESG 3곳이다.
발표 세션에는 10개사가 참여해 1년간의 기술·사업 성과를 공개했다. ▲로봇용 힘·토크 센서 기업 ‘에이딘로보틱스’ ▲친환경 정수 플랜트 솔루션 기업 ‘지오그리드’ ▲로봇 자동 설계 AI 솔루션 ‘아이디어오션’ ▲탄소배출권 인증 AI 솔루션 ‘땡스카본’ ▲나노 섬유 기반 복합 신소재 기업 ‘소프엔티’ 등이 대표적이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로봇 개발 핵심 부품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지오그리드는 자체 개발한 친환경 플랜트 솔루션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적용하고 있다. 소프엔티는 나노 섬유 기반 복합 신소재를 삼성전자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협업 중이다.
이윤행 에이딘로보틱스 대표는 “로봇연구소 기반의 기업이다 보니 기술에는 자신 있었지만 산업 현장에 진입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며 “C랩 입주 후 실제 적용 기회를 접하고 고객 접점을 크게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삼성전자 제조현장용 부품 센서를 개발해 공급을 앞두고 있고, 생산·품질 개선을 위한 공정 컨설팅도 지원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C랩 아웃사이드 7기 30개사는 지난 1년간 총 218명을 신규 채용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했고, 34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전시에 참여한 다수의 스타트업은 “C랩의 체계적인 지원과 내부 협업 기회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 진출 기반을 갖출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우수 졸업사 발표에서는 ▲생성형 AI 플랫폼 ‘뤼튼테크놀로지스’ ▲3D 디자인 엔진 개발사 ‘엔닷라이트’ ▲AI 웹툰 제작 서비스 ‘툰스퀘어’ ▲빌딩 인프라 운영 관리 솔루션 ‘핀포인트’ 등 10곳이 사업 성장 사례를 발표했다
유영준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는 “C랩에서 마케팅부터 고투마켓(GTM) 전략까지 구체적인 지원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베타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며 “졸업 이후에도 글로벌 CS를 포함한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진혁 핀포인트 대표는 “C랩과의 협업은 큰 기회였다”며 “상업용 부동산 IoT 서비스는 보안성과 안정성이 중요한데, 삼성 개발팀과 협업해 스마트싱스 프로 기반 솔루션을 신규 연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조 시스템부터 가전까지 대규모 시설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 "8기 선발 막바지…AI 기업 비중 높을 것"
삼성전자는 올해 8기 C랩 아웃사이드 모집을 진행했으며 현재 최종 선발 단계에 있다. 이번 공개 모집은 ▲서울 ▲대구 ▲경북 ▲광주 등 4개 지역에서 진행됐으며, 모집 분야는 AI·로봇·디지털헬스·IoT·콘텐츠&서비스·소재·부품·모빌리티·ESG 등이다. 선정된 기업은 내년부터 1억원의 사업지원금과 전용 업무공간, 내부 전문가 컨설팅 등 C랩의 직접 지원을 받게 된다.
정진용 삼성전자 C랩 담당 프로는 "올해 8기는 AI 중심 기업의 비중이 높을 것 같다"며 "최근 스타트업들이 각자의 버티컬 영역에서 AI 기반 서비스를 강화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삼성전자가 고민하는 AI 활용 방향과도 맞닿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정 프로는 "기술적으로 성숙한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창업하는 ‘대학 기반 딥테크 창업자’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대부분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과제"라며 "올해는 초기 단계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딥테크·빅테크 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당사 사업부와 활발하게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며 국내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승희 삼성전자 CR 담당 사장을 비롯해 C랩 자문위원, 업계 관계자 및 삼성전자 임직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은 "AI 시대가 열리며 기술 패러다임이 바뀌고, 기술 패권이 심화되는 이 시기에 우리나라 경제 도약을 위해 혁신의 한 축을 담당하는 스타트업 육성이 소중하다"며 "삼성전자 C랩은 협력과 투자를 통해 스타트업들에게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제공하며 동반자로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