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전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유해진(사진 왼쪽)과 이제훈. ⓒ심우진 기자
▲'소주전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유해진(사진 왼쪽)과 이제훈. ⓒ심우진 기자

유해진 "이런저런 생각 할 수 있는 숙취가 남는 작품"

제작사 더램프, 신인작가 보호 위해 각본 논란 최윤진 감독 해촉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1997년 IMF 외환위기 시절,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종록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소주전쟁'이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유해진, 이제훈, 손현주, 바이런 만 배우가 참석해 이번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한편, 연출을 맡았던 최윤진 감독은 각본 원작자 논란으로 영화 제작 중 해촉됐다.

▲'소주전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바이런 만, 유해진, 이제훈, 손현주(사진 완쪽부터). ⓒ심우진 기자
▲'소주전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바이런 만, 유해진, 이제훈, 손현주(사진 완쪽부터). ⓒ심우진 기자

먼저 글로벌 투자사 솔퀸의 직원 인범 역의 이제훈은 "글로벌 투자사 직원 역할이라 경제적으로나 금융적으로 지식이 많아야 했다. 뉴스나 경제지를 굉장히 많이 봤었다. IMF 시절 기록들을 좀 많이 찾아봤고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 그에 맞춰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어 대사가 어려워서 어떻게 잘 소화해야 할까 고민이 굉장히 많았다. 코칭 선생님, 대본 녹음을 통해 인토네이션 같은 것을 말대로 달달 외웠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사 솔퀸 홍콩 본부장인 고든 역을 연기한 바이런 만은 "이제훈 배우와 함께 할 수 있어 아주 영광이었는데 저보다 영어를 더 잘하는 것 같다. 철저한 준비성에 굉장히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작품에 참여한 적이 없어서 모든 게 새로웠다. 그래서 이제훈 배우가 유명한 줄 몰랐기에 오히려 더 배우 대 배우로 현장에서 함께 할 수 있었다. 모든 장면을 완벽하게 준비해와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는 그 시절 누군가의 실제 삶을 다룬 이야기라 모든 배우들이 감정과 장면을 신중하고 완벽하게 만들고 전달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소주전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유해진, 이제훈, 손현주(사진 왼쪽부터). ⓒ심우진 기자
▲'소주전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유해진, 이제훈, 손현주(사진 왼쪽부터). ⓒ심우진 기자

이제훈은 바이런 만에 대해 "실제로 존재하는 글로벌 투자사의 굉장히 탐욕스러운 인물을 멋지게 소화해주셨다. 그래서 몰입을 잘하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고 함께 작업했던 소감을 밝혔다.

카메오 역할로 출연한 장재현 감독에 대해서 이제훈은 "유해진 선배님을 뵈러 장재형 감독님이 촬영장에 오셨었다. 출연 제안을 드렸더니 하겠다고 하셨다. 자연스럽게 연기를 해내실 줄 몰랐는데 너무 영화에 잘 녹아들어가서 그 장면 찍을 때 되게 화기애애했었다"고 설명했다.

국보그룹 재무이사로 회사에 헌신하는 종록 역의 유해진은 "'야당'에서의 구관희 검사는 개인의 야망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다. 이 작품에서는 본인보다는 회사를 위해서 살아간다. 자기 신념과 가치가 모두 회사에 있고 전체를 생각하는 부분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캐릭터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이제훈은 "'협상의 기술'과 '소주전쟁'은 M&A 부분에서 소재와 스토리에서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캐릭터는 매우 다르다"며 "또한, 이 영화는 우리가 일과 삶에 있어서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더 함축적으로 관객분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영화를 통해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부분도 있고 드라마를 접하셨다면 더 재밌게 보실 수 있다"며 이번 작품의 관람 포인트를 짚었다.

▲'소주전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바이런 만, 유해진, 이제훈(사진 왼쪽부터). ⓒ심우진 기자
▲'소주전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바이런 만, 유해진, 이제훈(사진 왼쪽부터). ⓒ심우진 기자

유해진은 "이 영화는 약간의 숙취가 있는 영화다. 어제 술을 마셨는데 오늘 말짱하더라 하는 영화가 아니라 어제 무슨 일이 있었지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숙취가 남는 작품"이라고 영화의 감상 포인트를 전하기도 했다.

바이런 만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국민 음료에 대한 스릴러 드라마다. 1997년부터 2003년 사이에 일어났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점을 감안하면 종록과 인범 두 인물에게 영향을 끼친 거대한 사건이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것과 과거의 것 그리고 동양과 서양의 서로 다른 가치관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파산 위기에 몰린 석진우 국보그룹 회장 역의 손현주는 "바깥에서는 동료, 친구 그리고 동생으로 만나지만 유해진 씨와는 장르를 바꿔서라도 다시 한번 더 만나고 싶다. 상당히 진중하고 치밀하고 많이 연구하는 사람이다. 누구 말처럼 저는 밥숟가락 얹고 갔다"며 유해진과 함께 한 소감을 전했다. 이에 대해 유해진은 "제가 연기한 인물을 더 측은하게 여기도록 잘 만들어주셨다. 같이 하자고 한다면 언제든 좋다"고 답했다.

끝으로 이제훈은 "유해진 배우는 진짜 최고의 파트너였다. 손현주 배우는 최근 본 영화를 통틀어 최고의 빌런이셨다. 볼 때마다 나쁘다는 생각이 들고 활력을 불어넣어주니시까 영화가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배우들의 앙상블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소주전쟁' 기자간담회. ⓒ심우진 기자
▲'소주전쟁' 기자간담회. ⓒ심우진 기자

한편, 영화 '소주전쟁'의 제작사인 더램프는 최윤진 감독 해촉 및 크레딧 표기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더램프는 지난 28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소주전쟁' 촬영 도중 최윤진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영화 제작을 지속해 최종 편집본을 완성했으며, 해촉된 최 감독에 대해서는 현장 연출 크레딧을 부여했다고 전했다.

더램프는 감독 계약 해지의 정당성을 두고 최윤진 감독과 법적 분쟁 중이며, 최 감독의 계약해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법원이 지난 27일 전면 기각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결정문을 통해 "더램프의 해지 통지가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으며, 박현우 작가의 저작인격권을 인정하는 등 더램프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소주전쟁' 각본 논란과 관련해 더램프는 최윤진 감독이 단독 작가로 제출한 시나리오가 박현우 신인작가의 기존 작품과 유사하다는 정황을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했으며,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의 감정 결과, 박현우 작가를 원작자 및 제1각본가로, 최윤진 감독을 제2각본가로 판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소주전쟁' ⓒ쇼박스
▲'소주전쟁' ⓒ쇼박스

더램프는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다른 이의 노고를 빼앗아 얻을 수 있는 명예 또는 다른 이의 노고를 짓밟을 수 있는 권력으로 이용될 수 없다"며 “더 많은 신진 영화인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영화계가 되도록 더램프가 노력할 의무가 있다. 신인작가의 정당한 권리보호, 윤리경영, 영화계에 대한 대중의 신뢰수호라는 원칙하에 감독해촉 등 조치를 취하면서 '소주전쟁' 제작 및 완성에 매진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더램프는 "'소주전쟁'의 빈 감독 타이틀이, 감독이라는 그 직책이 얼마나 숭고하고 소중하며 또한 참여자들 모두를 아우르고 보호해야 하는 무겁고 중요한 직책인가 하는 점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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