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국내 주요 식품업체, 영업익 전년비 10~30% 감소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국내 주요 식품업체 대다수가 1분기 실적 감소했다. (이름순)농심, 롯데웰푸드, 롯데칠성, 빙그레, CJ제일제당, 오뚜기, 풀무원 등 내수부진과 함께 원가, 판관비, 인건비 등 비용부담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반면 삼양식품과 오리온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했다. 두 곳 모두 글로벌 사업 호조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1분기 식품업계, 내수부진·비용부담 여파 휘몰아쳐

올해 1분기 대다수 식품업체의 매출은 소폭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내수부진 여파와 고환율·고물가에 따른 수입 원자재 원가, 판관비, 인건비 등 비용부담 여파가 덮쳤다. 이에 증권가는 올해 2분기·하반기 내수부진 회복과 해외사업·가격인상 모멘텀으로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각 사에 따르면 농심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5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7% 감소했다. 같은기간 롯데웰푸드의 영업이익은 16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6.1% 줄어들었다 . 롯데칠성음료의 영업이익은 250억원으로 31.9% 줄었다. 빙그레 영업이익은 13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1% 감소했다. CJ제일제당의 식품부문 영업이익 은1286억원으로 30% 감소했다. 오뚜기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75억원으로 전년 대비 21.5% 줄었다. 풀무원은 영업이익 113억원으로 28.1% 감소했다. 평균적으로 전년동기 대비 10~30%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식품기업의 이익이 줄어든 것은 내수부진이 이어지며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과 판관비, 인건비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가중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수부진 영향으로 수익 성장이 둔화됐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 가릴 것 없이 내수부진 영향이 퍼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내수 100%인 식품기업들을 중심으로 수익악화가 가중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식품업체들은 해외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으나 글로벌 사업 전개 또한 국내 사업 전개만큼 녹록치만은 않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 성장 한계로 인해 해외사업으로 눈 돌린다 하지만 이제 막 글로벌 사업을 펴는 경우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해 비용부담이 생기고 수익도 당장 낼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식품업체 대다수는 해외모멘텀 강화에 힘쓰고 있으며 올해 1분기 매출도 해외수출을 통해 국내 매출 하락을 상쇄했다. 이에 증권가는 식품업계의 수출이 지속 늘어 하반기 수익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장지혜, 김대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4월 주요 음식료품 수출 잠정치는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였다"며 "라면의 경우 1.3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5% 증가해 역대 최고 월 수출 실적을 또 한 번 경신했으며 이외에도 기타 음식료품 수출 금액은 핫도그(+50%), 빙과(+33%), 가공우유(+36%) 중심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본사 전경. ⓒ삼양식품
▲본사 전경. ⓒ삼양식품

◆실적 성장 삼양식품·오리온, 해외 모멘텀 지속

극심한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삼양식품과 오리온은 견조한 해외 실적으로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해외 비중 증가와 고환율 효과로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290억원, 영업이익 1,340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37%, 67% 증가했다. 1분기 해외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4,000억원을 돌파해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80%까지 확대됐다. 해외사업 호조에 힘입어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리온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01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1% 성장했으며 영업이익 1,314억원으로 5% 증가했다. 중국·베트남·러시아 등 글로벌 법인 견고한 성장 이어갔으며 한국 법인은 수출 물량이 증가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오리온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68%로 확대됐다.

양사 모두 해외매출 비중이 국내매출 비중보다 높은 상태로 해외법인·공장·생산라인 확대 등 해외투자와 수출에 힘쓰고 있다.

삼양식품은 밀양2공장 수출 가동과 중국공장에 대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오는 6월 준공을 앞둔 밀양2공장은 총 1,838억원을 투입됐으며 연간 최대 6억9,000만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6개 라인이 갖춰져 완공 시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생산능력은 기존 18억개에서 약 25억개로 확대된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밀양2공장은 완공 후 미주·유럽 시장을 겨냥한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기존 밀양1공장은 중국 수출 물량을 담당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또, 삼양식품은 지난해 12월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생산법인 삼양식품(절강) 유한공사(가칭)을 설립 계획을 밝혔으며 2027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약 2,01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오리온은 충북 진천 통합센터 건립에 4,600억원, 러시아·베트남 공장·라인 증설에 3,700억원 투자하는 총 8,3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지난달 밝혔다. 글로벌 생산량 확대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진천 통합센터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 중순에 착공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 물량에 대한 제품 공급을 담당할 예정이다. 진천 생산공장이 완공되면 국내 생산능력은 최대 2조3,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된다. 러시아와 베트남에도 각각 2,400억원, 1,3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는 이 두 기업 모두 해외 모멘텀에 따른 성장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해외 매출 비중이 65%에 달하는 K푸드 선도 기업 중 하나이며 올해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러시아 법인의 높은 외형 성장률에 주목해야 하며 중국 법인 또한 지난해까지 이뤄진 영업망 교체 효과로 매출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삼양식품은 '불닭' 필두 해외 모멘텀 발휘로 주가가 고공행진이다. 이달 1주당 100만원인 황제주에 등극했으며 교보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증권가는 삼양식품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양식품의 주가를 170만원으로 조정했다.

한유정 한화투진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의 2분기 매출액 5861억원, 영업이익 145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이어질 것"이라며 "일시적인 선적 지연으로 1분기 반영 예정이던 미국 수출 일부가 2분기에 이연 반영될 것으로 추정되며 생산 효율 개선·라인별 조정으로 생산량도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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