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후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후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 물가, 가계대출 흐름 등을 살펴본 뒤 추후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관망모드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준금리에 변화를 줄 경우 달러 강세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것도 금리동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은 금통위는 서울 중구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1분기 경기 부진 및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확대됐다”면서도 “미국 관세정책 변화, 정부 경기부양책 추진 등에 따른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고, 환율의 높은 변동성과 가계대출 흐름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1,470원 안팎까지 올랐고, 지난 9일 상호관세가 발효되자 1,484.1원까지 치솟아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까지도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경기 상황을 지켜볼 필요도 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2번 연속 인하 이후 올해 1월엔 동결로 숨고르기를 택했다. 2월에는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인하를 단행했지만 이후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경기가 더 얼어붙었다.

가계부채도 한은이 금리를 묶은 배경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기간(2월 13일~3월 23일)에 주택 거래량이 대폭 늘었다. 이 시기 늘어난 가계대출 증가 흐름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지난 1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9조8,7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벌써 1조3,233억원 증가해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규모(1조7,992억원)에 가까워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 안정이 확인되고,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진 뒤 한은도 인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한 달 간 원·달러 환율이 다소 안정되고, 경기와 성장 악화가 더 진행되면 한은이 5월에는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고,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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