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익 적자…면세타격
수익악화로 재무구조 부담 가중…보유 자산 매각·사업 정리 가속
한국신용평가, "재무부담 완화에 긍정적…빠른 본업 회복은 불투명"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호텔롯데가 실적 부진 속에서 본업 성장 모멘텀이 불투명하다. 실적 부진은 면세업황 악화의 여파가 컸다. 당장은 수익악화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보유 자산을 매각한 대금 마련에 '안간힘'이다.
문제는 본업인 호텔과 면세의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이에 유입되는 매각대금으로 재무 부담은 줄지만 본업 부진 탓에 신용도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최근 3년 매출과 영업이익 추이를 보면 매출은 2023년 4조7,539억원, 2022년 6조4,905억원, 2021년 4조5966억원, 영업이익은 2023년 1,326억원, 2022년 영업손실 799억원, 2021년 영업손실 2,610억원을 기록했다.
호텔롯데는 2019년까지 연평균 13.2%의 성장세를 냈지만 2023년 매출액이 전년비 감소한 가운데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익은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매출액은 3조7,420억원으로 전년(3조4,407억원)보다 소폭 늘었으며 3분기 누적기준 영업손실은 284억원으로 전년 영업이익 989억원에서 적자폭 1,273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특히 면세업황이 악화되고 있다. 호텔롯데의 사업부문은 호텔사업부, 면세사업부, 월드사업부(유원지 서비스)로 구성된다. 2023년 1월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리조트사업부(골프 및 리조트 서비스)는 호텔사업부로 통합됐다.
이들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호텔사업부 26%, 면세사업부 65%, 월드사업부 7%를 차지하고 있다. 본디 면세사업이 수익에 기여도가 높은 사업 구조다.
그랬던 면세사업이 업황악화에 따라 실적부진하면서 호텔롯데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면세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중국 다이궁(보부상) 거래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중국의 정책에 따라 다시 업황이 회복될 수 있을 기대감도 있지만 면세업의 주요 품목인 화장품 시장의 경우 국내 업체 판도가 달라지면서 시장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예컨대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올리브영, 다이소 등으로 옮겨가면서 시장경쟁이 심화된 것이다.
면세업의 대다수 고객은 외국인 관광객들이다. 호텔롯데의 고객 국적별 면세 매출액 구분을 보면 중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글로벌 SNS소통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곳곳의 관광명소, 핫플레이스로 이동해 소비하면서 면세점을 찾는 객들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업체들은 고물가·고금리 영향에 따라 임차한 점포들의 임대비 또한 늘고 있는 실정이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면세점으로 시내면세점 7곳(소공점, 월드타워점, 제주점, 부산점, 도교긴자점, 시드니점, 다낭점)과 공항면세점 13곳(김포공항점, 김해공항점, 괌공항점, 간사이공항점, 다낭공항점, 나트랑공항점, 하노이공항점, 오세아니아점 3곳, 창이공항점, 제주공항점, 맬버른공항점) 총 20곳을 운영 중이다. 이들 시내면세점과 공항면세점 모두 일부임차 또는 임차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인데다 최근 고환율 기조까지 덮치면서 면세사업부문은 상품원가 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저하되고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관광객 유입 회복에도 내수부진이 심화되면서 면세점 객수가 감소하는 등 향후 수익 반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수익 악화가 가중되면 호텔롯데의 재무구조에도 부담을 준다. 이에 호텔롯데는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자산 효율화에 힘쓰고 있다.
호텔롯데는 본디 롯데그룹의 유력한 계열사 지분과 투자 영업용 부동산을 다수 보유한 계열사다. 지배구조 상 다수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위치에 있는 계열사로 지원주체의 성격을 지닌 지주사격의 계열사로 통한다.
호텔롯데의 지난해 3분기 총자산 18조원, 이중 비영업자산과 영업자산의 가치를 합하면 약 11조원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호텔롯데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산현황을 보면 주요 비영업자산 중 관계기업투자(종속기업)로 롯데건설 지분 43%, 롯데물산 32%, 롯데캐피탈 32%, 롯데렌탈 37%, 롯데알미늄 38%를 보유하고 있다. 또, 비영업자산 중 기타금융자산으로 롯데지주 11%, 롯데쇼핑 8%, 롯데칠성(우선주) 4%, 롯데손해보험 5%를 가진다. 총 장부가액 4조8,260억원이다.
주요 영업자산의 토지자산가치는 월드호텔·롯데월드(2조8,730억원), 서울호텔(1조1,840억원), 김해워터파크(2,580억원), 부산롯데타운(1,250억원), 울산호텔(850억원), L7홍대호텔(650억원), 제주호텔(510억원), 마포시티호텔(470억원), 제주골프장(430억원), 속초리조트(180억원), 기타(1160억원) 총 4조8,660억원이다. 이들 자산을 토지 공시지가로 따지면 총 6조7,360억원이다.
2025년 3분기 만기인 단·장기차입금·사채는 3조4,900억원이며 2025년 3분기 이후 만기는 3조7,17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차입금을 갚을 자산 여력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여전히 자본(회삿돈)보다 부채가 더 많은 실정이다. 호텔롯데 부채비율은 2021년 180%, 2022년 171%, 2023년 166%로 부채비율 축소하다가 지난해 3분기 기준 165%로 2023년 3분기 155%보다 부채비율이 확대됐다. 부채비율 100% 초과는 자본보다 부채가 더 많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재무 구조 개선 작업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당장 매각하는 보유지분은 롯데렌탈 지분이다. 공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당사가 보유한 35.0%의 지분과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21.2%의 지분을 2024년 12월 6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각 가액은 총 1조5,729억원이며 실사·구체적인 거래 조건에 대한 협상을 통해 최종 내용을 결정하게 된다.
호텔롯데는 유동성 확보 방안의 일환으로 기업설명회에서 호텔롯데의 호텔 브랜드인 L7, 롯데시티호텔 등을 정리하고 부실한 해외 면세 철수, 월드타워 내 호텔 영업면적 축소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보유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융통성을 기반으로 재무부담이 관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롯데렌탈 지분 35% 매각 완료 시 상반기 양도대금(9,805억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각대금을 차입금 축소와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할 계획으로 재무부담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그룹의 유동성 대응 부담 상승 상황에서 지분매각이 이루어지는 바, 거래 완료 후 실제 매각대금 사용처에 대해 점검할 계획"이라며 " 2~3개의 롯데시티호텔, L7호텔 매각도 검토 중으로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 여부 확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렌탈 매각 등으로 재무 부담을 줄일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유동성 확보 차원이지 당장 실적 반등 모멘텀으로써는 기능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호텔·리조트, 월드부문은 중국 경기부양책 시행, 외국인 입국객 증가 추세 등 긍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내수 진작을 위한 중국의 자국 면세산업 육성,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장소 다변화, 동사의 점포 효율화 계획 등을 감안할 때 전사 매출 외형은 당분간 성장이 제약되며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면세부문은 고환율 지속, 경기 둔화로 인한 중국 수요 회복 지연 등 뚜렷한 매출 반등 시그널이 부재한 상황이며 이에 동사는 부실 점포 정리를 통한 고정비 절감, 인건비, 광고비 등 비용 감축을 통해 대응하고 있으나 실적 회복 수준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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