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작년 3분기, 평균 영업이익경비율 45.16%

“영업점 축소에도 실질 인건비 증가”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시중은행들의 영업 효율성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영업점 축소로 매년 1,000명 가까이 인력을 감축하면서 인건비 등을 줄이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주지 못한 것이다. 금융권에선 일시적으로 퇴직급여 등이 증가해 전체적인 비용 지출이 늘어난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 디지털 전환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현직 직원의 인건비 상승요인도 영향으로 꼽았다. 경영 효율성 제고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고정적인 비용 지출로 효율성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영업이익경비율(CIR)은 평균 45.16%로 전년 동기(44.27%)보다 0.88%포인트 높아졌다.

CIR은 영업이익에서 인건비와 임차료 등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율로 수치가 낮으면 영업 효율성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별 CIR 지표를 보면 농협은행이 2023년 3분기 46.99%에서 1년 새 50.83%로 악화했고, 이어 같은 기간 국민은행이 44.35%에서 47.51%, 하나은행이 37.39%에서 40.16%로 해당 비율이 증가했다. 반면 우리은행이 47.37%에서 44.09%, 신한은행이 45.26%에서 43.19%로 수치가 낮아졌다.

◆ 점포 폐쇄 등 효율화 총력

은행권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면서 비용 효율화를 위해 점포수를 줄이고 있다.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서비스가 늘면서 비싼 임대료를 부담하면서까지 영업점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실제 작년 3분기 말 국내 은행 점포 수는 총 5,849곳으로 1년 전보다 53곳 줄었다. 은행 점포 수는 2012년 4분기 말 7,835곳을 정점으로 찍은 뒤 최근까지 지속해서 감소했다.

문제는 은행권이 점포 폐쇄와 인력 감축 등 허리띠를 졸라맸는데 영업효율성이 악화했다는 데 있다.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판관비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판관비 중 급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매년 급여가 늘고 있어 점포 감축이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임차료 등도 늘어 전체적인 판관비가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 둔화가 예상되면서 (올해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흐름상으로 보면 고환율, 내수부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 자산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전반적으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희망퇴직 등으로 일시적으로 퇴직금 지출이 늘었고 물가를 반영한 현직 직원의 인건비 상승이 CIR 수치를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의 경우 영업이익을 확대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비용 지출을 줄이는 방식을 취해야만 영업 효율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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