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서울역점에 영업점 통합 이전 안내문이 붙어있다.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들의 총영업점 수는 2023년 말 3927개에서 지난 9일 기준 3790개로 약 1년 1개월 새 137개가 줄었다. 은행권은 온라인 비대면 금융 확산과 경영 효율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모바일과 인터넷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서울역점에 영업점 통합 이전 안내문이 붙어있다.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모바일뱅킹 등 금융권 비대면거래 확대로 은행 점포수가 줄고 있다. 최근 은행권은 경영 효율화와 금융소비자의 편리성을 언급하며 ‘특화점포’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에 가장 취약한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이 갈수록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 차원의 제도적 개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점포수 감소비중은 2018년 23곳에서 2020년 말 304곳으로 확대됐다. 이후 2021년 말 311곳, 2022년 말 294곳의 은행 점포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소규모는 시중은행이 전체의 74%를 차지했으며,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이 뒤를 이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총 영업 점포는 지난 2023년 말 3,927곳에서 올해 2월 초 3,790곳으로 137곳이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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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점포 감소현황 ⓒ금융감독원

은행들은 영업 점포를 축소하면서 직장인·외국인 고객을 위해 운영시간을 늘리거나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무인형점포 등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고객이 점심시간 또는 퇴근 후에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점심시간 집중상담’, '나인투식스 뱅크(9To6)'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이브닝플러스’와 ‘토요플러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외국인을 위한 디지털 특화채널인 ‘디지털라운지’를 선보였다.

문제는 금융소외 계층이다. 은행들이 업무처리 편의성과 비용 효율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디지털에 서툰 고령층의 금융소외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고령층 비율이 높은 지역의 은행 점포수 감소 추세가 가파는 양상을 보이면서 선택권과 접근성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고령층의 거주비율이 높은 지방 중소도시나 군단위 지역의 경우 은행까지 평균 4.8km 이동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 점포감소로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점포 폐쇄는 은행이 비용 효율화를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점포가 사라지면 폐쇄된 영업점을 이용하던 금융 소비자의 피해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교수는 “점포를 줄이고 난 후 대책 마련을 하는 게 아니라 고객들의 의사가 우선시 돼야 하고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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