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등…작년, 주담대 ‘49조’ 증가
대기업과 우량기업 대출 집중 전망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5대 시중은행의 작년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순증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전반적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는데, 중소기업대출의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대출의 연체에 따라 자본비율 관리 차원에서 주담대 중심으로 여신영업을 확대해온 것이다. 사실상 우량 자산 중심으로 대출 확대 전략을 추진해 온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들 입장에선 올해 역시 기업대출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대책에 따른 필수적 선택인 것이다. 다만 자본비율 관리 차원에서 대기업과 우량 중소기업 중심의 보수적인 대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작년 기준 주담대 잔액은 578조4,448억원으로 1년 전(529조8,922억원)보다 48조9,994억원 증가했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주담대가 2022년 말 대비 16조7,579억원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증가폭이 약 3배로 뛴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조사대상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연간기준 증가폭을 보면 지난해 53조3,086억원으로 1년 전(63조6,394억원)보다 10조3,308억원 감소했다. 지난 2022년(67조7,867)과 비교하면 감소 규모는 14조4,781억원으로 액수가 커진다. 특히 중소기업대출 잔액 증가폭은 ▲2022년 44조7,351억원 ▲2023년 32조6,718억원 ▲2024년 31조3,435억원으로 증가폭이 급격히 축소됐다.
◆ 위험가중자산 관리 ‘자체 조절’…올해도 ‘우량 기업’ 중심 대출
작년 기업대출의 감소세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연체에 대응하고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위해 은행권이 자체 조절한 측면이 강하다. 실제 조사대상 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 단순평균치는 작년 11월말 기준 0.63%로 작년 9월말(0.52%)보다 0.11%포인트 상승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연체율이 0.9% 수준에 근접하면서 2017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RWA는 은행이 보유한 각종 자산을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 것이다.
기업대출은 가계대출보다 위험가중치가 더 높게 적용된다. 가계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담보물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낮게 적용된다. 하지만 기업대출은 부실 비율이 높아 가계대출보다 위험가중치가 더 높고 위험가중자산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은행들이 자본비율 관리 차원에서 기업대출의 속도 조절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핵심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높이기 위해서는 위험가중자산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CET1은 보통주자본이 분자가 되고 위험가중자산이 분모가 된다.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면 CET1이 줄어들고 은행들 입장에선 주주환원 여력이 축소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도 시중은행들은 기업대출에서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영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주와 약속한 밸류업 정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이 높은 영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업대출의 연체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위험가중치가 높기 때문에 주주환원을 위한 자본비율 유지를 위해서 우량기업 중심의 대출 확대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수행할 조직을 구성을 보면 현장에서 검증된 영업통을 임원으로 임명하고 일부 영업점에 중소기업(SME) 전담 지점장을 배치하면서 은행별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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