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베이비 컷’

금융채 5년물 금리 2.904%…연중 최저

국민·신한·하나은행 등…이자장사 비판 영향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하락세로 전환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베이비 컷(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시장금리가 떨어졌고 이를 반영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0월 11일 3년 2개월 만의 첫 기준금리 인하 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되려 올랐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제동에 가산금리 조정이 어려운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대출금리는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에 가산금리를 감안하고 우대금리를 적용해 산출한다. 은행권은 대출금리 인상에 있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을 취해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권고로 은행들이 인위적으로 끌어 올린 가산금리는 더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자장사를 일삼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데다 내릴 경우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어려워서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혼합형·주기형에 적용해 고정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등급) 금리는 전일 2.904%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한 달 전인 지난 11월 1일(3.304%)과 비교해 0.4%포인트 급락했다. 올해 연중 최고치(3.976%)와 비교하면 1%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이 같은 흐름에 금융채 금리가 2%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 땐 이미 기대감이 선반영 돼 시장금리 변동 폭이 적었다. 하지만 이번 기준금리 ‘깜짝 인하’로 시장금리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 대출금리 인하, 시장금리 변화 반영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낮아지면 대출금리도 낮아진다.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에 은행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가 더해져 결정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일부터 KB신용대출(1년 고정·1등급 기준) 금리를 11월 마지막 주 기준 연 4.31~5.21%에서 4.17~5.07%로 내렸다. 같은 기간 KB든든주택전세자금대출(2년 고정·3등급 기준) 금리는 3.94%~5.34%에서 3.76~5.16%, KB주택담보대출(혼합형·고정형) 금리는 4.03~5.43%에서 3.84~5.24%로 하향 조정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이미 지난달 29일 상당 폭 떨어졌다. 신한은행의 주담대 상품 금리는 지난달 22일 4.14~5.45%에서 1주일 만에 4.00~5.30%로 조정됐다. 하나은행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같은 기간 4.151%~5.651%에서 3.962~5.462%로 낮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지난 7월부터 두 달여간 가산금리 조정으로만 대출금리를 20차례 이상 올렸다”며 “당분간 시장금리를 반영해 대출금리가 지속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금융당국 차원에서 가계부채 규제 기조가 없어진 것이 아니기에 금리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스트레스 DSR은 금리 상승 가능성을 반영한 ‘스트레스 금리’를 더해 DSR을 산정하는 방식인데, 내년 7월 3단계 규제가 적용될 경우 기본 스트레스 금리(1.5%) 반영 비율이 상향(50%→100%)되고 대출을 받는 것이 (신용·기타대출 포함 전 상품에서) 어려울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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