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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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여력 권고치 하회’ 보험사, 차환발행 전망

고금리 지속, 보험사 자금조달비용↑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의 내년 콜옵션(조기상환) 추정액이 2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상반기에만 절반 가량인 1조2,440억원이 몰려있다. 지난 2019년부터 올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IFRS17) 및 지급여력(K-ICS·킥스) 제도에 맞춰서 자본 확충을 한 결과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험사 입장에선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킥스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 안팎에 있는 보험사를 중심으로 차환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킥스는 보험사의 자본건전성 측정 지표로 경기 변동 혹은 인구구조의 변화 등 각 위험요인으로 인해 보험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본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12곳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의 내년 조기상환(콜옵션) 도래 물량은 2조5,740억원으로 집계됐다.

내년 상반기 기준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후순위채 규모는 1조2,440억원이다. 1분기엔 ▲동양생명(2,000억원) ▲DB생명(300억원) ▲흥국화재(1,000억원)의 후순위채가, 2분기엔 ▲메리츠화재(2,500억원) ▲NH농협생명(1,700억원) ▲DB손해보험(2,020억원) ▲현대해상(1,930억원) ▲KDB생명(990억원) 후순위채가 만기를 앞두고 있다.

내년 하반기엔 ▲메리츠화재(2,500억원) ▲KDB생명(1,200억원) ▲푸본현대생명(1,500억원) ▲롯데손해보험(800억원) ▲코리안리(신종자본·2,300억원) ▲한화생명(신종자본·5,000억원) 등 총 1조3,300억원이 콜옵션 도래 물량으로 잡힌다.

◆ 보험사, 지급여력 차이…“조기상환 대응 주목”

올 2분기 말 킥스 비율이 당국 권고치(150%)를 하회하는 곳은 KDB생명(140.7%)과 푸본현대생명(144.5%) 등 2곳이다. 내년 KDB생명과 푸본현대생명의 자본성증권 만기 규모는 각각 2,190억원, 1,500억원에 이른다. 권고치와 맞닿아 킥스비율이 150~170%을 기록한 동양생명(2,000억원), 흥국화재(800억원) 등도 후순위채 만기가 도래한다.

보험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은 대부분 발행 이후 5년이 되는 시점에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붙는다. 보험사 자본성증권 만기를 통상 ‘5년’으로 보는 이유다.

조기상환이 의무는 아니지만, 투자자와의 신뢰관계를 감안하면 보험사 입장에서도 유리하다. 조기상환하지 않을 경우 발행 보험사가 정기적으로 채권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쿠폰 금리’가 더 높아진다. 이러한 이유로 통상 보험사는 새 자본성증권을 발행해 차환하는 방식을 취한다.

문제는 보험사별 자금조달 대응 능력이다. 고금리 상황에서 조달비용이 비싼 자본성증권 발행을 늘리면 이자부담도 커져 보험사 실적에도 부담을 준다. ‘낮은 킥스 비율→차환→고금리 자본성증권 발행→이자부담 증가’라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고금리로 자본 확충에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며 “내년까지 시중금리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이자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차환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행시장 금리 등 대외여건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변수를 최소화하고 자본성 증권의 조기상환에 대한 기조는 변함없이 이행하도록 (보험사들이)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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