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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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회 보험료 비중 1년 새 0.47%포인트 하락

생명보험 상품 구조 복잡…디지털 전환 역행 지적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생명보험사들의 비대면 영업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선 생명보험 상품의 구조에서 기인한 것으로 평가했다. 핵심 상품인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 등은 상품 구조가 복잡해 설계사를 통한 가입이 필수라는 것이다.  

2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누적 기준 사이버마케팅(CM)을 통해 모집한 보험의 초회 보험료 비중은 전체 초회 보험료의 1.2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CM 채널 비중(1.7%)보다 0.47%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초회 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한 뒤 처음 납입한 보험료를 말한다. 보험업계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다.

생명보험사의 CM 채널 비중은 2019년(8월 말 기준)만해도 0.32%에 불과했지만 2021년 0.6%로 상승한 뒤 지난해에는 1.7%까지 확대됐다.

증가하던 CM 채널 비중이 올해 줄어든 것은 대면 영업이 가능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전제에서 보면 생명보험 상품의 구조가 비대면 영업을 늘리게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기간 납입해야 하고 월 보험료도 높은 편인만큼 온라인보다는 대리점이나 설계사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가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도입된 IFRS17에 따른 생명보험사들의 경영전략 변화로 해석하기도 한다. 

CM 채널에서 주력 상품으로 삼아 온 저축성 보험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비대면 영업 전반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근본적으로는 고금리 상황에서 자금의 흐름이 은행 예·적금에 몰리고 있는데, 보험사 저축성 상품의 고객 유인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IFRS17이 적용되면 부채 평가는 시가 기준으로 바뀐다. 저금리 상태에서도 고금리로 판매된 상품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가 많은데 IFRS17은 이 차이를 모두 부채로 계산한다. 보험계약마진(CSM)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생명보험사 입장에선 과거 고금리 저축성 보험을 경쟁적으로 판매했던 영업 패턴을 장기 보장성 보험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생명보험사가 취급하는) 장기 보장성 보험은 소비자가 상품을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한 만큼 온라인보다는 설계사나 대리점 등의 대면 영업이 유리하다”며 “(생명보험사들은) 디지털 전환에 쏟아 부을 자원을 대리점이나 설계사 조직 확대에 쓰는 편이 나은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진입장벽 개념으로 접급하면, 약관 구조를 이해하기도 어려운데다 상대적으로 보험료도 비싼 상품의 특성 상 고객을 유인하는 효과를 내기엔 설계사 채널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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