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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직격탄, 평가손실 반영

교보생명, 3분기 354억 순손실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빅3 생명보험사들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투자자산의 평가손실이 영향을 끼친 것인데, 올해부터 도입된 새 회계기준 IFRS9이 실적을 좌우하는 최대 변수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보험사들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통해 투자에 나선다. 투자자산은 만기보유증권과 매도가능증권으로 구분해 보유한다.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매도가능증권을 보유할수록 이에 따른 평가손실이 순이익에 영향을 끼치는 구조로 변경됐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해 3분기 4,75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7.7% 증가했다. 누적 순이익은 72.7% 급증한 1조4,49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화생명의 3분기 순이익은 356억원에 그쳤다. 누적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9.6% 감소한 8,44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결이 아닌 별도기준만 보면 한화생명은 40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는 같은 기간 3,101억원의 순익이 났었다.

교보생명은 3분기 35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순이익은 20.47% 줄어든 6,03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실적 흐름은 고금리 상황에서 투자자산 평가손실이 반영된 탓이다.

지금껏 보험사의 운용자산은 대부분 매도가능증권과 만기보유증권으로 분류됐다. 이중 만기보유증권은 원가로 평가했고, 매도가능증권은 공정가치로 평가하지만, 그 평가손익이 기타포괄손익(OCI)으로 반영돼 실제 투자손익은 이자손익 및 처분손익 등을 중심으로 반영됐다.

하지만 IFRS9에서는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FVPL) 자산의 범주에 과거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했던 구조화채권과 수익증권이 포함되다 보니 이들의 비중이 더욱 확대됐다.

FVPL에 해당하는 자산은 실제로 손실이 나지 않아도 평가손실이 발생하면 당기손익에 즉각 반영된다. 따라서 운용자산에서 FVPL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보험사의 경우 고금리 상황에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실적이 하락한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FVPI는 각각 27조원, 30조원 가량이다. 전체 자산의 각각 25%, 29%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주가 하락,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 확대로 투자이익 감소세가 두드러졌다”며 “당기손익 공정가치측정 자산들은 평가이익이 발생하는 시기에는 보험사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투자 비중을 급하게 줄이기 어려워 회사의 손익 변동성 관리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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