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코로나19 지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국 경제는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를 헤쳐나가기 위해 기업들은 전략적 투자는 물론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위기 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지난해 승진하며 재계 3세 리더십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3세에 이어 재계 4세들의 승진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올해 그룹 내 주력사업을 이끌며 그룹 성장을 이끌고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올해 신년사 키워드는 크게 ▲위기 극복 ▲환경·사회·지배구조(ESG)로 요약된다. SR타임스는 이 키워드를 중심으로 주요 기업의 올해 경영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CES 2023'서 탄소 감축 약속과 비전 강조

[SRT(에스알 타임스) 이정우 기자] SK그룹은 2023년 어려운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그룹의 핵심철학인 ESG 경영을 더욱 가속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지정학적 위기, 기후변화, 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 생존을 넘어 새로운 성장방안을 찾고자 ESG 경영을 기반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신성장 동력원을 창출할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1일 전체 임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올해 신년사에서 “기후변화, 질병, 빈곤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앞으로 인류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쌓아갈 수 있도록 ESG 경영을 더욱 강화하자고 주문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2022 CEO세미나’의 폐막 연설에서도 “ESG 경영 요소를 비즈니스에 내재화해 지속적인 성장성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방법론을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제안한 바 있다.

이와 함께 SK그룹은 변수가 많은 글로벌 환경에서 4개 성장영역인 ▲그린에너지 ▲반도체 및 소재 ▲디지털 ▲바이오 분야에 집중해 ESG 경영에 속도를 낸다는 복안이다. 특히 그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미래 성장동력 바이오·배터리·반도체(BBC)에 힘을 싣고 있다. 이를 위해 M&A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10일 "이차전지 소재, 수소사업 등 성장영역에 대한 M&A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CES서 친환경 기술·제품 대거 선봬

SK그룹은 이같은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ESG 경영 강화를 실행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ic Show) 2023'에서 지난해에 이어 탄소 감축에 대한 약속과 비전을 다시 강조했다.

SK그룹은 SK·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총 8개 계열사와 SK가 투자하거나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플러그파워(Plug Power), 테라파워(Terra Power), 영국 플라스틱 에너지(Plastic Energy) 등 10개 파트너도 함께 참여해 ‘글로벌 탄소중립 동맹’의 힘을 뽐냈다.

지난해 1월 열린 ‘CES 2022’에서는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2억톤)를 줄이겠다고 공표했던 SK는 CES 2023에서 탄소 감축을 위한 실천에 함께 나서자는 뜻을 표현한 ‘행동(行同)’을 화두로 정했다.

SK가 이번 CES 2023에서 파트너사들 함께 선보인 친환경 기술 및 관련 제품은 40여개다. 전기차 배터리, 수소, 고효율 반도체, 폐기물 에너지화,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심항공교통(UAM),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 전시와 기술을 소개했다.

SK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에도 친환경 혁신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전사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CES 2023 현장에서 새해 첫 전략회의를 열기도 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도 가시적인 ‘뉴 그린 포트폴리오(New Green Portfolio)’ 전환의 성과를 창출하고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높게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며 “진정성 있는 ‘ESG 경영 내재화’를 통해 외부 이해관계자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받고 기업가치 상승을 이끌어내자”고 말했다.

▲'CES 2023' SK 부스. ⓒSK그룹
▲'CES 2023' SK 부스. ⓒSK그룹

◆"친환경 미래 에너지·수소 올해 주요 성장사업"

SK는 사업 분야에서도 ESG 경영 실행을 이어나간다. 

그린에너지 분야에서 SK온은 지난해 7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포드자동차와 함께 각각 5조1,000억원씩 총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용 배터리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Oval SK)’을 설립, 공식 출범시켰다. 미국 테네시주 1곳과 켄터키주 2곳 등 배터리 공장 총 3개를 건설한다. 테네시 공장은 1,554만㎡(470만평) 부지에 포드의 전기차 생산공장과 함께 건립된다. 켄터키 공장 부지 면적은 총 628만㎡(190만평)으로, 3개 공장 완공 시 연간 배터리 셀 생산능력은 총 129기가와트시(GWh)에 달하게 된다.

SK온은 지난해 7월 포드차, 양극재 생산 기업인 에코프로비엠과 북미에서 양극재 생산시설을 구축, 블루오벌SK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SK온은 최근 글로벌 원자재 부족 사태에서도 배터리 필수 소재인 고성능 양극재를 안정적으로 확보, 배터리 현지 생산을 넘어 향후 원소재 확보와 생산을 아우르는 현지화 전략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SK는 친환경 미래 에너지와 수소 사업도 올해 주요 성장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SK와 SK E&S는 2021년 각각 8,000억원을 출자해 총 1조6,000억원(약 15억달러)을 공동 투자해 수소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플러그파워(Plug Power)의 지분 9.9%를 확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를 바탕으로 SK E&S는 플러그파워와 지난해 1월 합작회사 SK플러그 하이버스(SK Plug Hyverse)를 설립하고, 아시아 시장 내 수소사업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SK는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 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이하 SMR)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SMR 설계기업인 테라파워와 포괄적 사업협력(MOU)을 맺고 공동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나선다. SK는 글로벌 탄소감축 기여라는 그룹의 경영 방침에 따라, 테라파워와 협력해 다양한 그린에너지 사업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선 최근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속 서버용 D램 'MCR DIMM' 개발에 성공하며 '서버용 D램 시장의 강자'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MCR DIMM은 모듈을 통해 DDR5의 동작 속도를 개선할 수 있는 신개념 제품으로 SK하이닉스는 고객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SKC는 이차전지 소재, 반도체 소재 등 미래 성장 사업을 앞세워 외형 확대에 힘쓰고 있다. 신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M&A도 검토 중이다.

바이오 영역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단순 백신 생산을 넘어 바이오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사업 전 영역에서 기술력을 확보 중이다. 이를 위해 위탁개발생산(CDMO)과 인수합병(M&A),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ESG 경영 철학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지속 발굴해 나갈 예정”이라며, “진정성 있는 ESG 경영 활동을 통해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SK그룹이 추구하는 경영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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