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코로나19 지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국 경제는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를 헤쳐나가기 위해 기업들은 전략적 투자는 물론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지난해 승진하며 재계 3세 리더십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룹 곳곳에서 재계 4세들의 승진도 이어졌다. 이들이 올해 그룹 내 주력사업을 이끌며 그룹 성장을 이끌고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올해 신년사 키워드는 크게 ▲위기 극복 ▲환경·사회·지배구조(ESG)로 요약된다. SR타임스는 이 키워드를 중심으로 주요 기업의 올해 경영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가운데)이 지난해 12월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가운데)이 지난해 12월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 고부가가치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 '총력'

- 친환경 사업으로 ESG 경영 강화

[SRT(에스알타임스) 이승규 기자] 삼성그룹의 '맏형' 격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곤두박질 치며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는데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증권가는 일제히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까지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어떤 카드를 꺼내들 지 주목된다. 이 회장 명의의 올해 신년 메시지는 별도로 없었지만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신년사를 통해 이 회장의 의중을 엿볼 수 있다. 한 부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2023년은 친환경 경영전략을 본격화하는 원년이므로 친환경 기술을 우리의 미래 경쟁력으로 적극 육성하고, 삼성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내일을 만드는 것이 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어 “어려울 때일수록 세상에 없는 기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발굴하고,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인 품질력을 제고하며, 고객의 마음을 얻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 기술 경쟁력 확보에 전력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그룹차원에서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또 삼성의 컨트롤타워 부재가 시너지 창출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교수(경영학부)는 "미래전략실이 사라진 이후 삼성은 계열사들에 경영방식 자율성을 부여했는데 이 때문에 그룹간의 시너지 창출은 이전보다 불리한 상황"이라며 "그룹사간 연계성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그룹사 차원에서 중복되는 사업 영역과 보완해야하는 점을 찾은 후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어떤 계열사는 탄소중립을 선포하고 어떤 계열사는 선포하지 않는 등 컨트롤타워 부재로 인해 ESG 경영이 일사불란하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24Gbps GDDR6(Graphics Double Data Rate) D램' 이미지.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24Gbps GDDR6(Graphics Double Data Rate) D램' 이미지. ⓒ삼성전자

◆ '인위적 메모리 반도체 감산 없다' 재확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302조2,314억원)에도 원자재 가격 급등·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트(완제품) 수요 감소 등의 요인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며 영업이익(43조3,766억원)은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이 본격화되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9% 급락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메모리 반도체·세트 수요 감소가 이어지며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삼성은 '인위적 메모리 반도체 감산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위기에 대한 '정면돌파'를 예고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투자 감축은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다른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는 동안 기술적 격차를 더욱 벌려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기술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영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DS) 사업과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경험(MX) 사업에서 고부가가치 경영 전략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DS 부문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을 유지한다.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반도체 재고관리를 위해 생산량 감소에 들어갔지만 삼성전자는 감산없이 이를 정면돌파한다는 전략이다. 또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 고부가·고가치 전략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간다.

MX 부문에서는 2월 1일(현지시간) 출시된 갤럭시S23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전면에는 1,200만 화소의 듀얼 픽셀(Dual Pixel) 카메라가 탑재돼 기존 모델보다 더 선명하고 깔끔한 화질을 제공한다. 카메라와 피사체 간 거리를 분석하고 피사체와 배경을 정교하게 구분해 야간에도 인물 사진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기능도 탑재됐다. 전문가급 사진 촬영과 편집, 저장이 모두 가능한 '엑스퍼트 로(Expert RAW)' 앱은 파일 해상도가 1,200만 화소에서 5,000만 화소까지 향상됐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스마트싱스 기반의 초연결 경험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 또 프리미엄 라인업인 비스포크를 중심으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간거래(B2B)와 온라인 채널 판매를 확대하며 매출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인수합병(M&A)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한 부회장은 지난달 초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2023'에서 "M&A가 잘 진행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M&A 후보군에는 세계 2위의 후공정(패키징) 기업인 미국의 앰코테크놀로지 등이 꼽힌다. 다만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몸값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등했고 반도체 기업에 대한 M&A 절차도 까다로워지고 있어 추후 상황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M&A와 연구개발(R&D) 투자 계획은 현재 상황에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월 2일(현지 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규모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23'에서 친환경 맞춤형 가전을 전시한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월 2일(현지 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규모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23'에서 친환경 맞춤형 가전을 전시한다. ⓒ삼성전자

◆ 2050년까지 탄소 배출 '0'

삼성전자는 ESG 경영도 강화한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한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의 계열사들은 친환경경영을 위해 더욱 힘을 써 나갈 계획이다. 제조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내구성이 높은 제품 생산을 통해 제품의 낭비를 줄여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천하겠다고 선언했다. 에너지 효율 개선, 친환경 혁신 제품 발굴과 제품 생애주기 순환 극대화를 통해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DS사업에서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반도체 사업에 대한 '전과정평가(LCA)'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제3자 검증도 완료했다. 전과정평가 체계는 원료의 채취와 가공, 제품의 제조·운송·사용·폐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투입되는 물질과 에너지, 배출되는 폐기물 등을 정량화함으로써 제품과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산출하는 것이다.

MX사업에서는 지구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는 것에 집중하며 기술 개발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더욱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내구성은 물론 수년간 보안 및 OS 업데이트를 통해 좋은 성능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가전부문에서는 스마트싱스를 통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스마트싱스 내 에너지 서비스를 통해 연결 기기들의 소모 전력량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스마트싱스에 탑재된 'AI 절약모드'를 활용하면 에너지 사용량을 대략 20% 절감할 수 있다. 가전 부품의 경우 삼성전자는 파타고니아와 협업을 통해 미세플라스틱 발생량을 유럽 기준 최대 54% 저감할 수 있는 세탁 코스를 개발해 제품에 적용 중이다.

◆ 삼성 계열사도 친환경 경영 통해 ESG 강화

삼성의 계열사들도 탄소 배출량 감소를 추진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는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사업 전반적인 탄소 배출 점검 ▲협력사와의 연계 강화 ▲ESG 관련 조직 신설·강화 ▲친환경 에너지 사용 등을 통해 탄소 배출 감소를 실천하고 있다.

먼저 삼성SDI는 사업부 및 해외법인에서 ESG 전담조직을 신설 및 보강해 글로벌 ESG 경영체제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회사의 밸류체인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적 온실가스 배출량인 '스코프(Scope)3'를 산정하고 감축 목표도 수립해 나가기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공급업체 표준 구축, 재생에너지 전환, 2023년 중국과 인도 재생에너지 구매 계약 공동 평가, 2030년 무공해 차량 전환 등 다양한 탄소저감 대책을 구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50년까지 사업장과 공급망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모든 사업장에 재생에너지 전력 도입을 추진하고 탄소중립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로드맵을 수립·이행한다. 글로벌디스플레이 재료업체들과 협령을 통해 OLED 유기재로 효율을 높이며 소비전력도 낮출 계획이다. 2040년까지 자원 재활용, 수자원 보존, 친환경 소재 개발 등 환경 경영도 추진한다. 기판용 유리와 캐리어 글라스를 건축 자재 등으로 재활용하고 패널 운반용 플라스틱 용기를 재이용 할 수 있는 공용 용기를 개발한다.

삼성SDS는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것을 통해 ESG 경영을 강화한다. 안전환경 모니터링 체계 강화, IT 사회공헌 활동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삼성전기는 탄소중립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친환경 제품인증 취득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해 9월 자원순환의 날 기념식에서 '자원순환 선도 및 우수사업장'으로 선정된 바 있다. 삼성전기는 환경·에너지 경영시스템을 구축해 제품 개발·생산 과정에서 발생되는 폐수, 폐기물을 최소화고 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오염물질,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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