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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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시중은행, 6월 말 외화대출 평균잔액 83.5조

- 외화대출, 원화 환산 위험가중자산(RWA) 분류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 장중 1,440원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급증한 국내은행의 외화대출이 대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의 올 상반기 기준 외화대출 평균잔액은 83조5,3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68조7,406억원) 대비 21.5% 증가한 규모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의 평균잔액이 24조5,20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KB국민은행은 21조8,288억원으로 지난해 말 16조1,049억원에서 반년 만에 35.5%로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뒤이어 신한은행(19조1,227억원), 우리은행(18조596억원) 순이었다.

은행 외화대출 증가는 환율 상승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해외에서 거래하는 기업들의 달러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높은 수입대금을 지급해야 하자, 부족분을 은행 외화대출로 충당했을 것으로도 풀이된다. 환율 상승에 대비해 달러를 미리 확보해두려는 수요도 있었다. 특히 환율이 오르면서 은행들이 보유한 외화대출 가치평가액이 불어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문제는 대손 부담이다. 외화대출은 원화로 환산돼 위험가중자산(RWA)에 속한다.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원화 환산액이 불어나면서 RWA도 급증하게 되는데, 자연스레 RWA 규모만큼 대손충당금을 쌓을 수 밖에 없다. 외화대출의 경우 원화대출보다 대손충당금 설정률도 높다.

심각한 것은 연말까지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28.5원) 대비 12.4원 오른 1440.9원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 28일 장중 최고 1442.2원을 기록해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3월 16일(고가 기준 1488.0원) 이후 처음으로 1,440원대를 상회했다. 그러다 지난 6일 1397.1원까지 내려가는 등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이날 또다시 1,440원대로 급등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실적발표 후 시점에서 재차 살펴볼 필요가 있겠지만 환율 상승이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서 은행들의 대손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외화대출 증가분 대부분은 대기업계열 쪽에서 대출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대기업들은 수입과 수출을 동시에 하기 때문에 수출대금 받은 돈으로 수입대금을 위해 받은 외화대출을 갚는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건전성 등의 연쇄적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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