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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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카드 2분기 카드론 자산 2.2조…1년 전보다 18.6% 감소

- 경영환경 불확실, 내실 집중…“수익다각화 통한 성장 도모”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하나카드(대표 권길주)가 카드대출 자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내실경영에 나서고 있다. 건전성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중장기적 실적향상을 위해 수익구조 다각화를 이뤄내겠다는 심산이다. 주요 수익원인 카드론 취급을 줄여 나가고 있는데,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된 상황에서 할부금융을 비롯한 새로운 자산에서 수익성 확대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1일 하나금융그룹 실적 공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카드론 자산은 2조2,06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2021년 6월 2조7,110억원을 기록했던 것보다 '18.6%' 감소했다.

카드론은 카드사들의 주요 수입원이다. 2020년 본격화 된 코로나19가 실수요자인 중·저신용자의 수요를 끌어내며, 각 카드사별로 카드론 자산이 큰 폭으로 늘어왔다. 단적으로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카드론 자산은 올해 3월말 기준 7조9,426억원으로 1년 전보다 5,415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는 2조2,218억원으로 전년보다 5,359억원 감소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하나카드의 카드론 자산은 2014년 외환카드와의 통합 이후 꾸준히 증가해왔다. 하나카드 출범 이후 카드론 잔액이 감소했던 첫 시기는 지난 2019년 1분기다. 당시 2조670억원이었던 카드론 자산은 직전 분기(2조1,270억원) 대비 2.82% 줄었다. 이후 2021년 연간기준으로 2조4,000억원을 기록한 뒤 올 1분기 들어 2조1,650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카드대출 자산의 한 축인 현금서비스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보통 현금서비스는 카드론 보다 수익성과 건전성에서 열위에 있어 다른 카드사들도 줄이는 양상이지만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함께 줄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올해 6월말 기준 하나카드 현금서비스 자산은 3,580억원으로 지난 2021년 6월 말(3,690억원)보다 3.1% 줄었다. 지난 2020년 3분기 3,94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4,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다.

◆ 하나카드, 카드대출 축소…‘자산건전성’ 방점

하나카드가 카드대출 자산 축소에 나서는 것은 자산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대출만기 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9월 이후 부실차주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 입장에선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건전성 관리 노력은 곧장 지표에 반영됐다. 하나카드의 올 2분기 총 여신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전년 동기(0.99%)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0.59%를 기록했다. NPL비율은 낮을수록 자산건전성이 양호한 것을 나타낸다.

고정이하여신 잔액 대비 충당금 설정액을 나타내는 NPL커버리지 비율도 개선됐다. NPL커버리지 비율은 잠재적인 부실채권에 대처할 수 있는 손실 흡수 능력을 의미한다. 올 2분기 하나카드의 NPL커버리지 비율은 전년 동기(305.72%) 대비 120.33%포인트 상승한 426.06%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 역시 0.85%에서 0.79%로 0.06%포인트 하락하며 개선됐다.

◆ 수익다각화, 2분기 실적 양호…“하반기 활로 모색 총력”

카드대출 자산을 줄이고 건전성 관리에 나서면서도 올 2분기 순이익은 641억원을 거두며 직전분기(546억원)에 비해 17.4% 늘었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보면 전년 동기(1,422억원) 보다 16.53% 감소한 1,187억원을 기록했지만 수익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카드대출 자산 등을 축소하면서 생긴 ‘착시효과’로 해석하는 시각이 다수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카드대출 축소 등 카드자산에서의 수익성 전망이 비우호적인 만큼 내실경영 체제로 돌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하나카드의 하반기 사업전략도 이목을 끌고 있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위기 속 기회’를 노리겠다는 셈법이다. 대표적으로 ‘하나 CLUB H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리저브 카드’를 선보이고 고액자산가 대상 타깃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 지난 2017년 일본에 설립한 ‘하나카드페이먼트’ 통해 전자결제대행업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사업 로드맵을 수립 중에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단순히 수익성 지표로 따져보면 (상반기 기준으로는) 하나카드의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하락한 상태이긴 하지만 직전분기로 비교하면 각각 0.14%포인트, 0.70%포인트 상승했다”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영향으로 (카드사 입장에선) 카드론 성장세에도 사실상 타격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익다각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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