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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소비자이슈] "'피해자'가 가장 확실한 유해성 '증거'인데..." '가습기 메이트' 44차 공판 "사람 천식 100% 재현하면 마우스냐"
  • 이호영 기자
  • 승인 2020.11.13 19:3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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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타임스

[SR(에스알)타임스 이호영 기자] '가습기 메이트' 변호인단은 "마우스 동물 모델로는 인간 천식 재현에 한계가 있다, 마우스 모델이 가치를 가지느냐, 지식을 재고할 측면이 있다"면서 앞서 43차 공판에서 물었던 질문을 되풀이하며 CMIT·MIT 폐섬유화를 최초로 확인한 논문을 자체 검증하려고 들었다. 

이 때문에 논문 저자인 이규홍 박사(안전성평가연구소 호흡기질환제품 유효성평가연구단장)는 44차 공판에서 증인으로서 43차 공판부터 했던 말을 반복해야 했다. 해당 재판장에서 이 박사가 가장 많이 한 말은 "지난 번에도 제가 말씀드렸지만"이었다. 

이에 대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쥐 실험도 독성 유무를 판단할 근거만 확인하면 되는 것"이라며 "지금 변호인단이 이해할 이유가 없는 주변 사실로 재판부를 질리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규홍 박사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호산구·Th2세포(체내면역을 돕는 세포) 매개 섬유증 간 인과관계를 밝혀낸 최초 동물연구' 논문은 SCI급 국제학술지 '분자(molecules)'에 게재된 상태다. 

변호인단은 심지어 돈을 주고 논문을 실어주는 곳이라며 해당 논문이 실린 저널의 권위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지난 10일 '가습기 메이트' 44차 공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 유영근 부장판사)엔 CMIT·MIT 살균제 피해자들이 직접 참석, "의학적, 과학적으로 이렇게 피해자들이 있는데 더 이상 유해성 논란은 무의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이 자리에서 박혜정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비상대책위원장은 "의학적, 과학적으로 피해 입증이 이미 돼 있는데 공판 내내 화학 물리 강의하는 것도 아니고 어마어마하게 방대한 자료 폭탄, 보고 전혀 이해할 이유가 없는 주변 사실로 판사님들을 질리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연구자 환산식이 잘못됐음을 지적하는 이유는 연구가 잘못됐다는 것을 진실로 만들고 결국 피해가 없음을 입증하려는 수법"이라고 했다. 

박혜정 위원장은 "인체가 반응하는 방식 모두 다르기 때문에 독성 물질 등 자극 강도 1에 반응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강도 10에서야 같은 반응을 낼 수도 있는 것"이라며 "쥐 실험도 피해 유무만 확인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는 "인체 유해성에서 피해자가 가장 확실한 과학적 증거"라며 "노출 사고는 뜻하지 않은 인체 실험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이덕환 교수는 이규홍 박사 논문에 대해 "동물 실험 결과에서 인체 독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인체 독성이 나타날 수 없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동물 실험에서 섬유화를 확인했다면 인체에서도 섬유화를 비롯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추정하는 것은 합리적인 추론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같은 점에서 이규홍 박사 논문은 의미가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지적은 43차 공판부터 44차 공판까지 했던 질문을 계속하며 같은 말을 받아내면서 도돌이표 공판, 제자리 공판을 만든 가습기 메이트 제조사 변호인단을 향한 것이었다. 

43차 공판부터 변호인단은 슬라이드를 통해 논문 문장 하나 하나, 수치 하나 하나를 물었고 이규홍 박사는 보고 답할 수 있는 논문이 없는 상태였다. 결국 논문을 외워서 답하라거나 그럴 수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 질의가 진행됐다. 

이규홍 박사는 "논문 결과는 한 개의 특정 지표가 아닌 병리학적 변화, 폐기능 검사 등 모든 지표를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반복 강조했다. 

이규홍 박사는 "사람 천식을 100% 동일하게 재현한다면 사람이지, 마우스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변호인단이 마우스를 사용한 실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또 다른 논문을 슬라이드로 보여주면서 "논문 지적을 종합해보면 마우스 모델이 사람 천식을 그대로 재현할 수 없다는 내용인데 맞는지"라고 질문하자 이처럼 답한 것이다.   

또 이 박사는 자신의 논문 중 Penh 값 변화 그래프를 놓고도 "저는 변호사께서 저 그래프를 보고 어떻게 CMIT·MIT가 증가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지 알 수가 없다"고도 했다. 이 박사는 "어떤 특정 (들쑥날쑥) 크고 작은 값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CMIT·MIT 용량 투여가 늘면서 리스판스(반응)가 증가하는 것을 지금 보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이규홍 박사는 변호인 측이 가습기 살균제 성분 PHMG, CMIT 데이터와 서로 다른 마우스 종 데이터를 왔다 갔다 하며 질문해 혼란스럽다고도 호소했다. 이 박사는 "데이터를 계속 왔다 갔다 해서 보여주시며 질문해서 제가 답변하는 데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고 했다. 

이규홍 박사는 "변호사께서는 임상 의사들이 천식을 어떻게 진단하는지 반복적으로 독성을 연구한 저한테 확인하시는데 이런 질문을 왜 자꾸 반복하는지"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이 "증인께서 최종 보고서에 천식 유발을 악화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기 때문에"라고 하자 이규홍 박사는 "이에 대한 근거를 지난 번부터 계속 말씀 드리지만 병리학적 변화, 사이토카인, 폐기능 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임상이 나타나는 지표를 마우스로부터 확인해서 사람 천식과 상당히 유사 증상을 밝혀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박사는 "그런데 사람 천식 증상을 반복적으로 저한테 확인하시고 있다"고 했다. 

변호인 측은 "증인 마우스 모델 실험 방법이 과연 사람 천식 진단 감별 방법과 차이점 있는지, 동일한지 확인하고 증인 방법론에 대한, 악화 유발이 적정한지, 검증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규홍 박사는 "지난 번부터 저는 반복적으로 사람 천식과 동물 간 상이한 점이 존재하고 사람 천식과 동일한 부분을 동물에서 재현, 확인했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한편 이덕환 교수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증상의 피해자가 확인됐다는 사실이 인체 유해성에 대한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방사선, 수은, 석면 등 인체 유해성은 모두 동물실험이 아니라 사고 등에 의한 피해 사례를 통해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석면 등은 폐 X선 사진에 나타나는 특징만으로 피해자를 확인한다"며 "석면은 노출 사실을 입증할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이덕환 교수는 "동물 실험에서 결과가 종에 따라서만이 아니라 개체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오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며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모든 사람들에게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라고 했다. 

'가습기 메이트' 변론종결 공판은 이달 24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서관 417호실에서 열린다. 

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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