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삼성전자

- 2021년 하반기 본격 가동…‘반도체 비전 2030’ 구체화

- 미중무역분쟁 속 TSMC ‘흔들’…삼성전자, 추격 기회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삼성전자가 두 번째 극자외선(EUV)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 구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비전 2030’의 실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TSMC가 미·중무역분쟁 사이에서 난처한 상황에 처해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추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EUV 기반 최첨단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 생산 시설을 구축한다고 21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달 평택 파운드리 라인 공사에 착수했으며,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133조 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전략 구체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EUV 전용 화성 'V1 라인' 가동에 이어 평택까지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하며 모바일,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AI 등 다양한 분야로 초미세 공정 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7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을 기점으로 갈린다. 현재 7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이 가능한 기업은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다만 이 시장에서 TSMC가 과반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삼성전자는 10% 중후반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격차가 나는 상황이다,

TSMC는 이미 5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갔으며, 2022년까지 3나노, 2024년에는 2나노 공정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를 들여 5나노 공정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화성 S3 라인에서 업계 최초로 EUV 기반 7나노 양산을 시작한 이후, 2020년 V1 라인을 통해 초미세 공정 생산 규모를 지속 확대해 왔다. 여기에 2021년 평택 라인이 가동되면 7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기반 제품의 생산 규모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생산성을 더욱 극대화한 5나노 제품을 올해 하반기에 화성에서 먼저 양산한 뒤, 평택 파운드리 라인에서도 주력 생산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제재 수위를 높이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미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사실상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막는 추가 수출 개정안을 추진했다.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활용한 외국 반도체 제조업체는 미국의 허가 없이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조치로 TSMC의 상황이 난처하게 됐다. 화웨이는 TSMC의 최대 고객사중 하나로, 전체 매출의 약 15%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화웨이는 반도체 자체 생산 시설이 없어 그간 TSMC에 위탁 생산을 맡겨왔다.

TSMC가 미국과 중국을 두고 주춤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이번 평택 공장 건설은 공교롭게도 TSMC를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 TSMC가 미국 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현지 고객사 확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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