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LG전자 사장. ⓒLG전자
▲권봉석 LG전자 사장. ⓒLG전자

- V(5G)·G(LTE) 투트랙 전략 수정…국내선 V60 출시 않기로

- ‘매스 프리미엄’ 전략으로 G9 국내 출시 전망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LG전자가 ‘매스 프리미엄’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는 G9을, 5G가 태동하는 글로벌 시장에는 V60을 출시키로 했다. 당초 통신세대별로 V(5G), G(LTE)로 구분한 투트랙 전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LG전자가 차기 스마트폰 공개를 앞둔 가운데,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강조했던 올해 실적개선이 가능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LG전자는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따라 이달 24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0’ 참가를 취소했다. 당초 이날 LG전자는 자사의 전략 스마트폰 V60과 G9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출시 일정에는 차질이 없다”며 “미국, 유럽, 일본 등 로컬 법인 자체 행사에서 V60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지난해 2월 스마트폰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5G 폰은 V시리즈로, 4G 프리미엄폰은 G시리즈로 이원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같은 모델임에도 5G가 상용화되지 않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G8X(LTE)가, 국내 시장에선 V50S(5G)로 판매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이연모 MC사업본부장이 스마트폰 사업의 새 수장으로 올라서면서, 전략 수정에 나섰다. 우선 올해 신제품 V60은 국내에선 출시되지 않는다. LG전자가 V 시리즈를 국내 시장에 판매하지 않는 것은 처음이다. 대신 프리미엄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매스 프리미엄급 G9 씽큐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이같은 전략 수정을 꾀한 이유는 자사의 실적 부진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3,322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700억 가량 확대됐다. 19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연간 영업손실만 1조 원에 달한다.

이에 LG전자는 국내보다는 해외에 초점을 맞춘 실용주의 노선을 택했다. 북미, 유럽, 일본 등 올해부터 5G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자사의 전략폰 V60을 통해 5G 초기 수요 및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이미 5G가 활성화 됐으며, 합리적인 가격을 강점으로 중고가형 G시리즈, 보급형 Q시리즈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LG전자가 국내 시장에서 현실적으로 처한 위치를 고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과 비슷한 10% 중후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삼성전자가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전면전을 펼치기엔 격차가 너무 크며, 애플은 충성고객이 많다. 이에 가격군을 다소 낮게 설정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LG전자는 전사적으로 올해 MC사업부의 턴어라운드 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했으며, ODM(제조자개발방식)을 도입해 원가절감도 꾀하고 있다. 다만, 폴더블폰 등 새로운 폼팩터의 스마트폰이 줄줄이 출시되는 가운데, LG전자가 혁신 없이 원가 절감 및 중저가 모델로만 시장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미국에서는 3월 말 출시가 예정돼 있는 V60은 전작보다 강화된 ‘듀얼 스크린’을 탑재했으며, 후면에 4개 카메라와 4개의 마이크를 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면 상단 중앙 카메라 부분이 패인 '노치' 디자인을, 5,000mAh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