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ATM기기 ⓒ연합뉴스TV화면 캡쳐
▲시중은행 ATM기기 ⓒ연합뉴스TV화면 캡쳐

- 지난해 말, 자영업자 대출 204조5529억 원

- 기업·가계대출 증가율 ‘상반’

- 소규모 영세자영업자 ‘우회대출’ 활용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시중 4대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이 1년 새 13조원이 넘게 불어났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주춤해진 가계대출 증가율과는 상반된 결과다. 일부 소규모 영세사업자들이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우회대출로 활용하기에 증가규모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선 은행들이 신용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소규모 영세업자들의 대출을 손쉽게 늘리고 있단 지적도 제기된다. 일단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는 특성 상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규제의 영향권 밖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시중 4대 은행(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총 204조5,529억 원으로 전년 말(191조769억 원)에 비해 13조4,760억 원(7.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대출규모가 가장 컸다. 이들은 동일한 기간 65조6,312억 원에서 69조2,215억 원으로 5.5%(3조5,903억 원) 늘었다.

이어 신한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이 42조6,640억 원에서 46조7,849억 원으로 9.7%(4조1,209억 원) 늘며 뒤를 이었다.

KEB하나은행은 41조5,269억 원에서 44조8,320억 원으로, 8.0%(3조3,051억 원) 증가했다. 또 우리은행은 41조2,548억 원에서 43조7,145억 원으로 6.0%(2조4,597억 원) 늘었다.

이러한 현상에는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한 상황에서 중소기업, 자영업자 지원을 독려하기 때문에 실적향상을 위해 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금리 차별화 정책을 펼치기에 이런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는 중이다. 조사 대상 시중은행들의 지난해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2.93%로 전월(2.67%) 대비 0.26%포인트나 상승했다. 반면 자영업자 운전자금 대출 이자율은 3.54%에서 3.56%로 0.02%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이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는 1억1,063만 원으로 1년 전보다 3.8%(400만 원) 증가했다. 상용근로자, 임시·일용근로자 등 다른 직종의 가구에 비해 부채 규모가 가장 컸다. 자영업자 가구 부채를 면밀히 살펴보면 80%는 금융권 대출로 조사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가 대출을 실행함에 있어 담보나 신용도, 기존 부채 등을 평가할 뿐이지 은행이 대출용도까지 파악할 순 없다”면서 “우회대출 활용에 대해선 제도적 보완 장치가 필요한 것이지 이를 두고 가계대출 규제에 걸리지 않기에 은행이 꼼수 대출을 하고 있단 시각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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